<무통보 삭제글>
1. 병원추천 요청 (병원 판단기준은 저마다 다름)
2. 병원, 심리센터 포함 특정상호 언급 (광고로 활용될 소지)
3. 자해, 욕설 등 유해한 내용 (부정적 감정 전이)
기타 삭제 사유는 공지 참조
처음으로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 만나 동거하고 있는데, 애인도 제가 adhd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게으름과 미루기 때문에 너무 힘들어합니다. 이젠 저도 제가 adhd라서 그런건지, 그냥 게을러서 그런건지... 자책감이 너무 심해져요.
약은 원래 콘서타먹고 효과를 정말 많이 봤다가, 우울감과 짜증 그리고 빈맥? 으로 아토목세틴으로 바꿨어요. 그런데 콘서타먹고 아토목세틴 먹으니... 즉 '정상인'의 삶을 잠깐 살고 효과를 거의 못 보고 있는 아토목세틴을 먹으니 정말 우울하고 힘듭니다... (콘서타를 먹을 땐 정말 미루는게 하나도 없고 스스로 마감이 많이 남았는데도 책상에 앉아 빠릿빠릿 일하는 내 모습을 보며 스스로 정말 놀랐거든요) 결국 아토목세틴만 4개월먹다가 오늘 메디키넷 10mg (더 늘리면 콘서타랑 똑같은 부작용 생길거라 어린애들 먹는 용량으로 먹자 하심) 같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요새 제 심한 일상의 문제들은
(1) 미루기가 너무 심함 최근엔 프리랜서 외주 업무 중 하나가 계약 종료될 뻔 함 -> 제가 프리랜서인데 요새 서로 성격이 아예 다른 3잡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더 adhd가 심해지나... 이생각도 드네요. (2) 누군가 하는 말을 멋대로 해석해서 (ex: '심각하다 했지만 뭐 별거 아니겠지.' 라고 스스로 해석해버림) 상대방에게 말을 귓등으로 듣는, 자신을 신경쓰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짐 (3) 집안일을 너무 안해서 동거하는 애인이 내 뒤치닥꺼리 하다가 하루가 다 간다며 화를 냈음 -> 위에서 말한 쓰리잡에 집안일까지 신경쓰려니 4개를 완벽히 수행하기가 너무 힘듬. 결국 카드 돌려막기처럼 집안일 안하는 대신 쓰리잡하고, 일 3개중에 2개하고 집안일 하고 이런 식... 정말 제발 내가 행동하기를 원하지만 몸이 안 움직입니다... (4) 인간관계 최소한으로 유지중... 약속 거의 안나가고 정말 친한 친구들 아니면 잘 안만납니다...(이건 뭐 문제까진 아닐 수 있지만) (5) 행동개선 습관만들려고 플래너, 다이어리 쓰며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이마저도 3주 하고 안 하는 중... 더 자괴감 심해짐 (6) 갑자기 나도모르게 쓸데없는 거짓말 하게 되는게 늘었음. 뭘 숨기려고 그러는게 전혀 아니라 설명하기 귀찮아서, 갑자기 머릿속에서 그런 대답이 떠올라서(이런게 바로 생각보다 말이 먼저 나오는 경우일까요?) 그렇게 거짓말로 대답하고 나중에 난처해지기 일수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어렸을 때 사실 모범생이었고, 좋은 대학도 나왔었고, 인간관계에서 이런 문제도 없었는데 (돌이켜보니 조용한 adhd였고 학창시절엔 규칙적인 루틴 덕분에 많이 개선됐던 것 같음) 30살에 이런 문제를 맞닥트리니 너무 당황스럽고, 자책감도 심하고, 점점 adhd가 심해지고 브레인포그로 뒤덮인 하루를 보내며... 근 미래, 당장 내년에 내 일상은 얼머나 더 파괴될지 너무 무섭습니다. 아무래도 콘서타를 못 먹게 되니... 공포감이 더 심해지네요...
애인이랑도 같은 문제로 대여섯번을 싸우고 매일 미안하다 노력하겠다 하지만 이젠 제가 adhd때문이 아닌 그냥 게으른 사람으로 비쳐질 것 같습니다. 몇 번의 연애 후 정말 이 사람이면 같이 미래를 꿈꿔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더 이상 폐 끼치기도 싫고 실망의 눈초리로 날 보는게 느껴지면 제 스스로가 너무 혐오스러워 지고...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미래가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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