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4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은 저와 저의 선천적인 ADHD, 그리고 동반 질환인 우울증, 강박증, 불안증과의 싸움의 시간이자, "타고난 나의 모습을 극복하고, 나의 한계를 부순다"는 저의 실존적 가치와 그 의지를 테스트하고, 또 실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의대를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연세대 공대 중에서 가장 높은 입결을 자랑하는, 대기업과 계약된 학과에 올해 정시로 합격했습니다.
항상 죽도록 노력했지만, 신경증적인 한계로 막상 시험장에 가면 사고력과 두뇌 회전, 집중력 등의 뇌지컬(?)이 200% 떨어지는 경험을 매 수능마다 했습니다. 수많은 루틴과 연습을 연구하고 시도했지만, 수능 성적은 모의고사 성적과 딴 판이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저는 많은 책을 읽고, 피드백을 받고, 제 자신을 연구하고 성찰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 경, 저는 도파민 회로와 뇌과학에 기반한, ADHD의 본질적이고 "보편적인" 양상을 "인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앎"과 "인식"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앎"은 그 전부터 희미하게 나마 머릿속에 있었지만, "인식"을 하자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고, 개안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자 저는 각성했고, 지금까지의 수많은, 짜잘짜잘한 루틴들과 연습, 행동양식들이 결국 하나의 보편적인 "태도"로 해결된다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그렇게 올해 수능에서 11121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너무 운이 좋게도 최초합으로 연세대에 합격했습니다.
ADHD 환우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쪽지나 댓글 주시면 최대한 정성껏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관심 많으면 더 자세한 수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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