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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선쓰레빠의 날들
Level 8   조회수 104
2023-01-19 18:55:11




#신포도[당연히 가명]


중1. 남. 포도알 같은 눈망울만 봐도 알 수 있다. 머리가 좋아. 우리 과인지 분명치 않지만 (아닌 걸로 추측된다) 산만하다. 무의식적인 나타나는 산만함이라기보다 재미없는 것을 무척이나 배척하는 사뭇 되바라진 산만함으로 느껴진다. 악의적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수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온갖 꾀를 쓴다. 아직 어리고 뉴비이기 때문에 적당히 모른 척 장단 맞춰주는 중.





#팔보채[너무나 가명]


중3. 여. 인제 약간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마 중요한 미션을 달성하지 못한 탓인 것 같다. 칠흑 같은 검은 긴 생머리에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쌍꺼풀 없는 큰 눈. 아마도 도시 중심가가 까마득히 내려다 보이는 통유리창으로 된 오피스텔에서 자취하겠지. 그리고는 검은 대리석으로 된 주방에서 홀로 와인을 홀짝이곤 할 것이다. 

《 아, 벌써 취기라니. 만 14세의 몸이란 나약하군. 》





#유치원[가명]


중2. 여. 시험을 감독할 때면 풀던 시험지를 내려놓고는 조용히 눈을 맞춰오는 녀석. (teacher. I was George.) 그럴 때면 눈씨름을 한다. (끄응. 안돼. 이겨내라.) (no. I was really George.) 입밖으로도 이 말을 자주 한다. 쌤. today too I was George. 






#삼다수[가명]


중2. 남. 내가 top dog이라고 부르는. 채점을 할 때면 미리 다 동그라미를 쳐놓고, 누가 지적하면 《 아아–, 어차피 다 맞을 거니까. 》 라고 대답한다. 실제로 다 맞는다. 







#노량진[가명]


중3. 남. 이 친구가 우리 과라는데에 얼마든 걸 수 있다. 책가방에 종이비누를 상비하고 다닌다. (왠지는 모른다) 한 6년째 고시 공부에 매달리고 있는 고시생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종종 머리를 쥐 뜯으며 인생의 역경과 학원의 불합리함 같은 것들에 대해 토해내듯 말한다. 수업 중에 종종 쇼펜하우어를 연상케 하는 표정을 짓는데, 그때 말을 걸면 실은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이다.








첨부파일Picsart_23-01-19_17-59-15-883.jpg (448.6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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