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에서야 첫 진단을 받았네요. 에이앱 글, 관련 유튜브 보면서 ‘너무 내 얘긴데?’라고 강력한 의심만 하다가 진단 받으니 매우 후련해요.
에이앱 병원 후기 읽고 맘에 드는 병원으로 예약했고, 뇌파검사랑 CAT 검사 진행했고 상담까지 총 2시간 넘게 소요됐습니다. 방문 전 모바일 검사로 불안/우울 등을 검사했고, 상담에서 저는 약간의 불안이 있지만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며 흔한 동반 증상(우울증/불안장애 등)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약을 쓰면 올 수 있는 불안/초조 등의 부작용에 대한 리스크가 조금은 적다고 하셨어요.
길고 긴 검사였고 매우 지루했지만, 검사 결과 듣고 나니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네요! 저는 겉으로 드러나는 과잉행동은 없는 다소 얌전한(?) 타입이라 이렇게 늦게야 진단받게 됐어요. 수업 시간에 졸지도, 생활기록부에 산만하다는 말이 쓰여 있지도 않았고 오히려 학업 성적도 꽤나 좋은 편이었습니다. 친구들한테도 나 @인 것 같아 라고 얘기해도 네가?? 절대 아닐걸! 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수준으로 겉으로 보기엔 침착해 보여요. 남들이 보는 내 모습보다 내가 스스로 힘든 부분이 있고 확실하게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진단받으러 병원 방문하는 거 강력하게 권해드려요.
그래도 그동안 내가 힘들었던 부분들이 내 성격이 아닌 내 뇌의 태생적인 문제였고, 개선 가능한 부분이라고 하니 마음이 놓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게 통제나 조절이 어려웠던 감정들, 그것 때문에 자꾸만 어긋나던 인간관계, 부정적인 피드백으로 꾸준히 낮아져 온 자존감, 특히 업무할 때 주의집중이 어려워 자꾸만 낮아지던 자기효능감, 업무를 할 때마다 몰려오는 압박감과 두려움 등.. 이처럼 그동안 저를 힘들게 해 왔던 인간관계나 업무 부분에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길 바래봅니다.
특히나 제가 욕심내던 부분들(외국어, 업무 커리어 등)에서도 좀 더 나은 생산성으로 원하는 바를 이뤄내고 싶어요. 하지만 많은 후기들을 읽었을 때, 약이 만병통치약은 아닌 것 같아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약발 잘 받더라도 제 자신을 너무 혹사시키지 않게끔 잘 다독여 보면서 한 발짝씩 떼 보려고요. 일단은 큰 욕심 내지 않고 꾸준히 투약일기 쓰면서 경과 관찰하고, 부작용 없는지를 중점에 두어야 겠습니다.
우리 모두 힘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