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입니다. 상담선생님께서 '이젠 아르바이트 외에 다른 것들을 할 힘이 생겼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응원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다른걸 해볼까? 싶어서 해봤습니다. 하지만 실패했습니다. 아르바이트 외에 뭘 해볼까? 라는 생각에 3가지를 해봤습니다.
plan A) 운동을 하자 - 헬스 재미없어... 싫어... -> 2주 후 중단 plan B) 공부를 하자 - 으 머리 쓰고싶지 않아 -> 1주 후 중단 plan C) 책을 보자 - 관심있는 분야가 없는데? 책 재미없어.. -> 1주 후 중단
---------------------------------------------------------------------------------------------------------- 각 plan들이 다 깨지고 나자, 저는 스스로에게 실망했습니다. 지금까지 많이 나은줄 알았는데 아니였구나 라는 생각 등 여러 잡생각들이 들다가 나중에는
저 3가지들 중 하나도 성취한 게 없어. 시간이 아깝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지의 문제인가 라는 생각까지 갔습니다.
치료받기 전) 으으.. 또 실패했어 난 왜이러지 으아 내가 싫어ㅠㅠ 하면서 스스로를 때리기에 바빠서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또 실패했어... 동시에 '??? 뭐야 왜 실패했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생각을 할 여유 및 공간이 생겼습니다.
6개월이 넘는 치료의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성취한게 없다고 결론짓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우선, 관심분야를 탐색하지 않았습니다. 크게 보자면, 동기부여가 부족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외부요인으로 인한 동기부여는 오래 가지 않습니다. (백날 자기계발서랑 동기를 자극하는 영상들을 봐도 '오오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 같은 생각들은 불꽃같이 타오르다가 뒤돌아보면 금방 없어졌습니다.) 이와 반대로 '아 이걸 해보고 싶다', '이거 하면 재미있겠다' 같이, 시간, 장소, 상황 상관없이 툭 튀어나오는 생각들은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예전에는 저런 생각들이 자주 나타났었습니다. 그때마다 '무슨 뚱딴지같은 생각이야' 하면서 다 누르고 차단하려고 애썼고 지금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금 보면 저런 생각들이야 말로 제 의식 밑에 묻혀있던 진짜 하고싶었던 것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관심사와 지금의 관심사는 변했을 수 있으니 다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접근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plan A,B,C의 수행에 문제가 있었던 이유는 명확한 목표설정 을 하지 않았고, 내 역량에서 실행 가능한 목표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운동 공부 독서 각 3가지의 목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모르기에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상황1) 도착점을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상황2) 가려는 방향조차 대략적인 정하지 않았습니다. 상황3) 현재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 저 상황에서 하는 대부분의 행동 결과는 안봐도 뻔할겁니다. 지금보면 저걸 3일이 넘게 했다는게 신기합니다.
'저 3가지들 중 하나도 성취한 게 없어. 시간이 아깝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지의 문제인가 싶었습니다.' 가 왜곡된 생각 및 틀린 주장인 이유는 1) 현재 관심분야를 찾을 수 없습니다. / 탐색이 필요합니다. 2) 임의로 설정한 허황되고 성공할 수 없는 목표에 빠져 허우적대는게 무조건 좋은건 아닙니다. / 할 수 있는 목표를 정했어야 합니다. 3) 성취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실행을 했습니다. / 상황을 변경해야 합니다. 라고 기존 주장에 스스로 반박을 하자, 심란했던 마음과 초조하고 불쾌한 느낌들이 조금은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그럼 지금까지 했다가 실패한건 어떻게 되는거냐 그냥 시간 버린거 아니냐' 라는 피해의식이 찾아왔지만, '저건 실패라고 부를 수도 없고, 그냥 다른걸 해볼까? 라고 생각해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생각들을 그냥 한 결과라고 봐야한다. 이제 나는 저 결과를 토대로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할 수 있고, 다시 내 관심사를 찾아서 목표를 설정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현재 내린 결론을 모르는 상태에서, 운동, 공부, 독서 이 3가지 말고 다른 선택을 했으면 내가 성공했을까?' 라는 의문에 조용해졌습니다. 지금까지의 나를 알기 때문입니다. --------------------------------------------------------------------------------------------------------------------------------------- 위에 적은 글이 전개되는 시간이 09월 12일 어제까지 였습니다. 저번 글을 작성하고 한 달이 조금 더걸렸습니다. (사건발생 - 사건에 대한 생각 및 주장 - 사건의 원인분석 - 생각,주장에 대한 반박 - 새로운 주장 등장 - 추가의문 - 확인 및 팩폭)
살면서 겪는 매 사건마다 나타나는 부정적인 태도 및 자책을 하는 기존의 사고회로에 대해 지난 6개월동안은 (solution A)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지마, 그건 나쁜거야', '그럴 수 있어 괜찮아 큰 문제 아니야, 다음에 잘 하면 되는걸'과 같이 * 격려, 긍정적 생각 등으로 맞섰다면 이제는 (solution B) 스스로 상황 및 조건을 분석해서, 나름대로의 결과를 통해, 기존의 사고및 주장에는 오류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서 맞섰습니다. *새로운 문제 해결방법 이 생겼습니다.
이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기 까지 6개월 넘게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겪은 문제는 *기존의 해결방법(solution A)이 아닌*다른 문제 해결방법(solution B) 처음 통한 경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저에게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습니다.
명절이라고 이런 선물을 받을 줄은 몰랐는데 기분이 좋습니다. 다음에 좋은소식 들고 또 찾아오겠습니다. 다들 명절 잘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