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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3
Level 3   조회수 74
2023-12-26 10:55:55

어느날,

친구네 놀러갔는데, 친구네는 정말 아궁이 불을 떼는 두칸짜리 집에서 살고 있었다

흙 마당에서 한 뼘되는 쪽마루에서 창호지 바른 작은 문을 열고 초등학생인 내가 머리를 숙이고, 방에 들어가야 했다

커다란 대문과 넓은 마당 대리석 계단 최신 샷시문 열짝 달린 거실, 1층과 2층으로 된

양옥집에 살던 나는 친구 집이 신기하기만 했다.

친구 엄마가 방 벽에 난 쬐그마한 봉창 문으로, ``배고프제`` 하며 밥을 넘겨주었다

나는 진미반찬이 너무 맛있어 고봉밥을 다 먹고 상을 물린 뒤에 친구에게 진미가

너무 맛있었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가 엄마한테 더 달라고 할까? 하고 물었다

나는 깜짝 놀라 밥도 다 먹었는데 반찬을 더 먹게 해줘? 라고 물었다

``그럼 엄마한테 맛있다고 달라하면 주는데.. 엄마 친구가 진미맛있데 반찬만 더 주세요``

그러자 진짜 그 작은 봉창문으로 진미가 담긴 반찬그릇이 들어왔다

나는 그때의 상황이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생생하게 기억난다

더 먹고 싶다고 하면 더 준다고? 니만 입이가? 맛있는 건 우째 그래 잘 아노?

먹기만 해보라 내가 입을......하지 않는다고? 원래 먹고 싶다고 하면 더 먹을 수 있는 거였어?

밥때도 아닌데, 반찬만 더 먹게 해준다고? 밥 먹을 때도 맛있는 반찬 못 먹게 하는데, 친구가 부러웠다 

할매가 나를  구박했다는 하소연을 하려는게 아니다

내가 워낙 별나기 그지 없었고, 눈치 또한 없었다 온 동네의 천덕꾸러기 딱 그 느낌이였다

나는 나의 어떤 점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고 쑤근되는지 알 길이 없었고

나쁜 의도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별나고 이상한 것 조차 알지 못했다

친구와 소꼽놀이 한다고 파밭에 파를 죄다 뽑아서 요리놀이 하였고

밭주인이  찾아오면 할매는 굽신굽신 사과하였고 

나는 그 후에 어김없이 욕설을 배부르게 들었다

 동네에는 사과밭, 수박밭 계절마다 놀거리는 많았다

내가 많이 잼나게 놀고 나면 저녁이나 다음날 누군가 꼭 찾아오곤 했다

그래도 나는 아직까지도 할매가 나를 구박한것이 밉고 싫고 억울하고 아프다

그런 나라도 좀 예뻐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딱 한번이라도 칭찬해주었던 기억이라도 있었다면

나는 어쩜 쬐금은 행복하게 자랄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내 문제를 애착과 우울에서 찾지않고, 덜 허덕이며 살수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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