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요즘들어 사람들과 지내기가 편해졌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실제로 듣기도 한다. 예전에는 과도한 쾌활함으로 쏟아내는 나의 생각과 말들이 상대방에게 친밀감을 넘어, 부담감 혹은 거부감을 주었다. 요즈음은 다듬어진 생각과 절제된 표현으로 다가서되, 어려워하거나 머뭇거림없이 안정된 마음으로 대할수 있게 되었다. ADHD가 저주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기질 간의 균형이 조화를 이룬 상태에서는 크나큰 장점이라 여겨진다. 하기사 내성적인 성격으로 말한마디 못 붙이고 평생 고치려해도 못고치는 이들또한 부지기수인데.. 불교책에서 보았던 '중도'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불과 얼음 사이의 길.. 좁긴하되 편안한, 이 길을 따라 걷는 감각을 차츰 키워 나아가야겠다.
‘원의 안과 밖’ 나는 나를 중심으로 여러개의 동심원이 그려져 있고 각각의 원안에 사람들이 있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녔다. 각 원의 넓이와 중심에서의 거리 또한 각기 다르며, 내가 상대방에 대하는 태도는 그 거리보다도 더욱 큰 차이가 났다. 정말 큰 실수도 가까운 사람이 하면 눈감아주고, 아주 사소한 실수도 원 밖의 사람이 나를 엿먹이려 했다면(나의 생각이었을 뿐이겠지만) 철천지 원수 대하듯 끝장을 보고야 말았으니..한마디로 ‘니편 내편’이 심한거다. 근데 요즘 희한하게도 이 선들이 희미하다. 아주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이 생각보다 멀게 느껴지고..내가 굳이 막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안든다. (여기서 잘한다는 것은 내가 호의를 사려 비대칭적으로 노력하는 것이다. 괜히 선물 사서 바치고, 뭐 챙겨주려 하고..) 예전부터 아내에게 이야기했던 누군가의 '드라이'한 성격이 내게 생겼다 해야하나...
그리고 정말 너무나 맘에 안 들어, 기어코 엿을 먹이고 싶던 사람들도 예전만큼 밉지가 않네.. 여차하면 원 안으로 들일수도 있을 기세다. '쿨'해졌다고 해야될듯... 예전의 내 인간관계의 모토였던 '끈적하고 뜨거운'(써놓고 보니 약간 에로틱한데..찐친의 의미..) 이 아니라 '드라이하고 쿨한' 내가 되어 있는것 같은..느낌적인 느낌. 지금 와이프 자고 있는데 내일 일어나면 물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