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 한 친구가 이야기 한 나는 반짝반짝 빛이 나서 좋다고 했다. 자신의 와이프도 나같은 반짝이는 느낌이 있어, 그게 좋아 결혼했다나.. 그 의미를 예전에도 어렴풋이 느꼈지만, 지금은 더 생생히 와닿는다. 그 반짝반짝이라는 느낌이 무얼 말했던지.. 여기저기 관심사가 튀면서 금새 달아오르고, 갑자기 환희에 차오르듯 넘치는 생각과 기쁨을 아무에게나 쏟아내던 시절을 떠올려보자면, 세상은 재미있고 흥미롭고 하고 싶은것들로 가득찼다. 불과 얼마전이지만, 돌이켜보면 들떠있는 꿈 많은 어린아이와도 같았다.
다듬어진 지금의 나는 평상시 약간씩 가라앉아있다. 현실을 깨우친 어른마냥(실제로 사람들이 나를 싫어했던 것을 더 생생히 깨달아버렸다), 인생을 달관한듯 약간은 냉소적이고 현실적이고 다소 무기력하게, 세상을 무미건조하게 느끼는 보통 사람같다. 어떤이의 ADHD 치료 후기 중 '약물치료 후 자신의 세상은 회색조로 바뀌었다'고 한 말이 조금 와닿는다. 결코 우울하거나 한것은 아니지만...총천연색 영화에서 어두운 톤의 무성영화같이 바뀐 느낌. 그런 느낌이 든다.
이러한 회색톤 세상에 채도를 올리는 방법들이 있다. 좋은 풍경을 눈으로 담기, 이쁘게 플레이팅 된 음식 사진 찍기, 그것을 천천히 '음미'하며 먹기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기,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기, 좋은 추억 떠올리기 등등등..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선택지에서, 꾸준히 플러스 에너지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며 내 세상이 다시 갖가지 색들로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예전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보다 자연스럽고 은은한 색들로...남들이 부러워 할만큼 화려한 색상은 아니어도 지금부터 내가 채워갈 나만의 색들로 이루어진 세계도 보기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