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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Level 1   조회수 83
2021-12-22 16:01:25

단약 후 재복약을 하면서부터 낮이든 밤이든 우울하고 무기력하며 굉장히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지는 현상이 지속되었고, 오늘도 그러했다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밤이 되기 전까진 눕지도 않고, 앉아서 자도 속이 더부룩해져서 평소에는 졸려도 낮잠을 안 자는데, 오늘은 안 자고는 못 버틸 정도로 졸음이 너무 많이 몰려들었다

결국, 속이 상할까봐 걱정되어 침대에 눕진 못하고 벽에 등을 기대어 앉은 채로 잤다


자다보니 왜 앉아서 자냐며 가족이 깨웠다

깜짝 놀라서 일어났다가 조금만 더 잘 심산으로 눈을 감았지만 잠이 완전히 깬 바람에 이내 몸을 일으켰다


곧, 자는 바람에 지금 속이 나빠졌나 싶은 맘에 걱정이 들었지만 계속 가만히 있어보니 의외로 자기 전보다 상태가 나빠지진 않은 것 같았다

무엇보다 위장을 제외하곤 자기 전보다 컨디션이 좋아졌다

졸음은 완전히 가셨고 피곤은 남아있긴 하지만 자기 전보단 훨씬 덜했다


우울감 역시 어제에 비하면 덜했다

어제는 정말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해도, 아니, 혼자 가만히 있어도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는데 오늘은 그 정돈 아니었다

어제는 하루종일 뭘 해도 재미 없었고 뭘 하려고 해도 귀찮아서 아무것도 안했는데, 오늘 낮잠에서 깨고난 후로는 이런 무기력함도 조금 가셨다

어쩌면 몸이 약에 다시 적응하기 시작한 걸 수도 있겠지만, 그걸 차치하고도 낮잠을 자기 전과 후의 컨디션 차이가 꽤 난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렇게 낮잠의 효과를 본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일도 생겼다

아쉽게도 약을 다시 먹고난 후부터 위산 역류도 다시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단순 역류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위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는 듯하다


약을 먹기 직전까지 과식을 해야 속이 조금 답답한 정도로 호전되었지만, 약을 다시 먹고 난 후부터는 뭘 많이 먹지 않아도 상복부와 그 근처에 약한 통증이 가끔씩 느껴진다

무엇보다 거의 사라졌던 목 이물감과 바싹 말라가는 것 같은 통증이 다시 찾아오고 있다


그래도 한동안은 약을 계속 먹어보려 한다

혹시 모르지, 이 부작용도 약을 계속 먹다보면, 그래서 몸이 약에 적응하면 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모쪼록 나는 몸이 얼른 약에 다시 잘 적응하길 바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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