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년차 직장인이자, 퇴사 1년차, 치료 3개월차에 접어든 20대후반 @입니다!
저의 최근 1주일은 내내 긴장상태로 이직 면접을 다녔던 것 같습니다. 3년 만에 보는 면접이라 떨리는 것도 있었지만, 아마 adhd를 알게 된 후에 처음 보는 면접이라 상당히 긴장했던 것 같네요.ㅎㅎ 제 스스로 핸디캡이란 생각이 들었던건지, 경력직인데도 불구하고 희망 연봉을 너무 낮게 부른 건 아닌가 후회하고 있습니다.
바보같지만 저의 가치를 제대로 매기지 못한 이유는... 지난 2년 동안의 업무 성과가 형편없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회사의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양산을 해야하다보니 무엇보다 시간 엄수와 정확도를 요하는 일이었는데, 저는 시간 관리를 못해 마감을 넘기거나 사소한 오타 실수로 발주를 새로 한 적도 많았습니다...ㅎㅎ 작지만 회사에 손해를 준 경험들이 자꾸 쌓이고 부정적 피드백을 듣다보니 직업 자체에 대한 의심과 자책이 들기 시작했고 점점 자신감을 잃고 어둠 속으로 파고들어, 결국 우울증을 얻어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일을 시작해야하는데, 또 다시 어두웠던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이 일을 계속해도 되는지 지금도 고민이 되구요... adhd를 몰랐던 시절엔 노력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력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고, 고칠 수 없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하니 이 직업을 제가 해선 안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일을 하려면 성격이 꼼꼼해야하고, 시간 관리를 잘 해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컨트롤 해야하고, 단기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없으니 성취감도 느낄 수가 없었으니까요... 저는 면접을 참 잘 보는 편인데, 도무지 자신감은 연기가 되지 않더라구요ㅋㅋㅋ그래도 몇 군데선 연락이 와서 다행이긴 합니다.
내일도 저는 면접을 보러 갑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일에 대한 자신이 없고, 이 직업을 계속 하겠다는 확신도 없습니다. 하고싶은 지도 모르겠구요...연봉도 얼마를 불러야 할 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전혀 다른 직무의 신입으로도 면접을 봅니다!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가장 바닥으로 내려왔을 때가 뭐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저에겐 그게 지금인 것 같습니다. 오랜 꿈이었던 일을 시작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너무 이상적인가, 뜬구름을 잡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서 누군가 객관적으로 판단해줬으면 싶기도 합니다만, 이젠 뭐든 스스로 부딪혀보려고 합니다!
아직 젊으니까 실패해봐도 괜찮겠죠? 모두들 각자의 삶을 응원합니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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