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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한지 반년넘고 적어보기
Level 3   조회수 206
2022-06-20 03:03:32

작년말에 검사받고 약먹기 시작했다 약은 처음엔 비쌌지만 이젠 1달까지 내원 주기가 길어졌고 콘서타에서 아토목으로 바꾼지라 약 부담은 훨씬 줄었다 취업도 하기도 했고.. 생각난대로 주절주절 쓴지라 엄청 김


1. 대충 내원하고 있었던 일들

병원에 찾아간건 솔직히 알바때문이었다 악덕이긴했지만 자꾸 실수를하고 알던 걸 까먹어 혼나는 일이 잦았다 자존감이 쪼그라들고 스트레스도 맥스여서 큰맘먹고 가봤다(학생한텐 십몇만원도 부담이니까 이전에도 가볼까 하다가도 말았다) 무엇보다 난 심각한 케이스보다 그럭저럭인 편이다 나도 adhd가 맞는지 햇깔린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하여간 약먹기 시작하고 얼마안되서 알바는 그만뒀고 마음은 꽤 평온해졌다 문제는 그나마 adhd가 나아졌는지 뚜렷하게 볼수있는 일이 알바인텐데 그만두고 백수되니까 나아졌는지 모르겠다는거다


콘서타는 몇개월 먹다가 심박수가 너무 높아져서 바꿨다 솔직히 인데놀먹고 콘서타를 더 먹고싶었는데 담당 의사분은 약을 증량하는걸 신중히 하시는 분이셔서 안해주시더라.. 의사분이 걱정하셔서 심장검사도 해봤다 정상이어서 헛수고이었지만 아픈거보단 낫지


하여간 약을 먹고 딱히 효과를 느낀 적은 없다 대신 부작용은 뚜렷이 느껴졌기에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그것 뿐이었다 콘서타는 앞서말한 심박수(+그걸로 인한 불안감)이었고 아토목은 불면증이다 덕분에 잠에서 일찍 깨는것도 불면증이라는걸 알았다 새벽형 인간인 나한테는 오히려 개이득인 부분이었다 물론 하루에 3~5시간을 자면 안 졸릴리도 없고 새벽에 자다깨다 반복하다 애매한 수면을 보내버리면 짜증났지만 말이다... 그래도 매일 아침에 졸려했는데 그게 없다는건 좋다 일어나서 밍기적거리는 시간이 늘었지만 졸린데 못자는건 너무 고통스러운일이었다 하여간 의사분이 내 부작용에 맞춰서 취침약을 처방해주셨고 지금 아토목용량과 약간의 항우울증약과 취침관련약으로 고정된 상태다 아무래도 취업도 하니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도 하고 뚜렷하게 나쁜 점도 안보여서 이대로 가는 것 같다


지금 상태는.. 대외적인 일 빼면 다 엉망이다 그나마 백수때는 시간이 남아도니 집안일은 꾸준히 했던거 같은데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쌓인 일을 안한다 평일에 일찍 일어나고 세끼 꼬박먹고 나쁘지않은데 방청소도 한참 밀려있고 방에 있는 컴퓨터 쓴 일은 까마득하고 취미활동도 사놓고 묵혀있는게 많다 주말도 이렇다 아무것도 안한다 나갈 약속이 있다면 그건 하지만...쩝..... 최악은 아닌데 그렇다고 좋지도 않다 더 나아지고 싶다 참고로 그래서 사놓은 adhd책도 사고 보기를 미루고 있다 이런... 다른 분들의 효과를 느꼈다는 후기를 보면 너무 부럽다


웃기게도 adhd라는건 주변에 다 들켰다 그래도 뭐 별문제는 없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보이니 그런 것 같다 대신 너가 왜 adhd인데?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도 확신이 없는데 그런 태도를 보이면 솔직히 짜증이 난다 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헛발질 하는걸로 보는 것 아닌가...맘에 담아두는 편이 아니라 한번 투덜거리고 잊어버리지만 서러운일이다


대학교 막학기때 무료 심리검사를 받고 싶어서 받은적이 있었다 먼학교를 갔다오는 것도 일이었는데 호락호락 해주지도 않고 저작권때문에 결과자료를 주지못한다고 해서 썩 만족스러운 검사는 아니었지만 화상상담으로 결과를 들었기 때문에 몰래 캡쳐도 했고 나름 만족스러웠다 기본적인 자기 성항,기질 검사 하나와 윅슬리 지능검사를 했다

Adhd쪽인거라 생각했던거 기억나는거 몇개 써보자면 충동성이 엄청 높게 나왔다는거와 지능 청력쪽 검사는 처참했다는거다 청력은 외운걸 그대로 읇는거까진 그럭저럭될진 몰라도 그걸 변형하고 계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더란... 그전에 다 까먹는다 다른사람들은 이게 어떻게 되는걸까??


2. 내가 이상하다, adhd아닐까 느끼는 증상


내 증상들이 그리 희귀하지도 엄청 심하지도 않다 그래서 남들도 다 그러는데? 별로 심하지 않은데? 라는 말들이 날 불안하게 한다 그렇지만 adhd로 진단받고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은 내 의지고 그만 둘 생각도 없다 계속 해봐야지... adhd라 진단받았다고 이게 번복될 일이 없을 확률이 제로가 아닌것도 알고 한국에서 처방되는 약으로 치료가 안될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근데 해야지 별수있나? 그런데 남들이 헛일로 취급하면 마음이 상하더라


원래 미디어에 슬픈장면이 나오면 잘 우는 편인데(난 디즈니봐도 슬프면 우는 사람이다) 그건 영화관처럼 몰입이 잘 될때 정도였다 근데 소설이나 만화, 유튜브영상도 눈물 뚝뚝 흘릴때 좀 당황스러웠다 약때문인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별일 아닌데 갑자기 울어버릴때가 있다 이건 어릴 때부터 그랬다 지적을 당하거나 화가 난다거나 해서 감정이 격해졌는데 울음이 나오면 너무 당황스럽다 내 잘못이고 지적받은것도 맞다 생각하는데 울면 그것도 못받아들인 놈이 되는것 아닌가... 그렇게 쫌생이도 아니고 그런 기분이어도 티내고 싶지않단말이다!! 무엇보다 울면 말을 질서정연하게 못한다 억울해..!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울음이 터져나온걸 들킨 적은 거의 없었다(아마도..) 가까스로 추스린 목소리를 이상하게 생각은 했겠지만 그렇다고 눈이 축축해진걸로 끝나서 쟤 왜저래? 라는 시선을 받진 않은건 다행이다 아 부모님과 말싸움할때는 결국 울긴했다 하고싶은 말은 했지만 형편없는 목소리였다 쩝.... 아. 의사쌤과 초반상담때 이것저것얘기하다 울어버린것도 있다... 어휴... 그때 의사쌤한테 adhd의 충동성은 감정에도 영향을 미쳐서 그런걸꺼라는 답을 들었다 하여간 울고싶을때 울고 울기 싫을때 안울면 참 좋겠다 그래서 이야기가 있고 카타르시스가 있는거 아닐까 싶다 울고싶을때 울기 쉬운방법이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까지는 나름 수업을 잘 따라간 편이었는데 난 항상 닥치면 하고 숙제는 까먹고 못낼때도 많았다 혼자서 공부한다는건 정말 대단한일이었다 수업시간엔 일부러 딴짓을 했다 그래야 더 수업에 집중되는 듯 했다 오히려 딴짓에 집중해버려서 대부분 별 효과가 없었기도 했는데 딴짓을 해서 강의에서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딴짓을 못하면 얌전히 들을 수도 있긴 했는데... 너무 심심해서 좀이 쑤셨다


넌 생각이없다 라는 소릴 많이 들었다 난 학창시절에 미래가 너무 막막했다 내가 대학에 가고 직장을 가져서 한사람의 몫을 하게 될거란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지금 얼레벌레 하고있지만...(그렇게 살아놓고 딱히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얼레벌레 된 걸 보면 운이고 축복이란건 알고있다..) 우울증은 생각이 너무 많아서 꼬인다고 하는데 난 그 반대인거 같다 내 머리가 깡통은 아니니 생각이 없진 않다 근데 그걸 구체화하고 표현한다는건 너무 어렵고 귀찮다 그래서 피하다보면 잊어버리는거고 그건 생각안하는 것과 별 다를바 없다


a는 b다라고 하려면 그 사이에 설명을 붙여야하는데 난 그걸 건너뛸때가 너무많다 계획도 무언가 정리하고 외울때도 머리속으로 다 할 수있다고 해놓고 까먹는다 미룰때도 비슷한데 이걸 이렇게하면 너무좋겠다 라고까지만 상상해놓고 실행은 막상안한다 충동적으로 일을 벌려놓으면 이건 끝내야해...!하고 꾸역꾸역 끝내놓을때는 가끔 있긴하다만.. 그렇게 했던 일은 아 괴로웠었지하고 또 미루게 되고 또 몰이서 해버리고 또 하기 싫고 반복인듯하다 무언가 할때 하는 과정을 견디는 게 괭장히 힘들다 지루하고 어떻게든 줄이고 싶어 꼼수를 고민한다 그건 또 재밌어서 열심히 하다 딴길로 샌적도 많다


지루하다는건 어렸을때부터 많이 느꼈다 어쩌피 인생의 대부분은 무엇을 하면서 보내게 되고 언젠가 지나는데 재미없고 지루한게 너무너무 싫고 괴로웠다 근데 무언가 집중하면 어느새 지나가있다는게 너무 좋았다 그래서 재밌는 일을 하고싶었다 뭐 그건 지금도 비슷한거같지만 어릴땐 즐길수있는것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지금은 좀 지루해도 엄청 괴롭지 않다면 그럭저럭 버틸수있지않나? 하는 편이다 그래도 하기 싫고 지루한데 도망칠수 있다면 잽싸게 도망치는건 똑같다 대신 도망치지못하면 그럭저럭 수용할 수는 있다 평균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래서 입시공부도 취업상담도 하긴 했던거 아닐까 하여간 나 스스로 하는 건 드럽게 못하는 인간이다


책을 읽을 때 빨리 읽고싶어서 중간중간 문장을 건너뛸 때가 많다 소설은 그래서 세세한 표현과 설정을 놓치기도 하고 비문학은 일단 다 읽어놓고 뭔소리야? 하고 이해 못할때가 많더라...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는 게 힘들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영상도 마찬가지인데 유튜브 볼때마다 두배속은 필수다 이것도 결국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의 연장선상인듯하다 근데 또 이야기를 읽는건 어릴때부터 너무 좋아했다 내용을 읽어나가는 것 말고 아무생각 안하고 시간이 훌쩍 지나있는게 너무좋았다


청력쪽 주의력이 부족하다고 했었는데 그래서 남들에게 뭐라고요? 하고 되묻는 일이 참 잦다 근데 웃긴건 책이나 영상을 몇배속으로 해놓고는 잘만 듣는다는거다


알바때 한 실수는.. 주문받은 걸 종이에 쓰고 포스에는 엉뚱한 메뉴찍기 계산실수하기 할 일 주문들어온거 잊어버리고 멍때리다 혼나기 등등이 있었다 실수가 항상 하루에 한두번은 있어서 항상 혼날까 긴장하는 게 일상다반사였다 지금 생각해도 스트레스.. 그리고 기억하는걸 항상 못해서 항상 이게 맞나? 싶었다 맞은 걸 아닌가 해서 틀린적도 있고.. 넌 노력을 안한다 너가 게으른거다 너같은놈은 없었다 소리를 계속 들으면 속으로는 fu■k이라 욕해도 자존감은 깎여먹는다 에고... 다신 하고싶지않다


아 생각해보면 갓 스물때 ㄷ이ㅅ알바할때 짤렸는데 매장에 손님이 없을때 핸드폰해서였다 그럼 cctv로 맨날 감시하던 사장이 화를 냈는데 그렇다고 내가 할일을 안한 것도 아닌데 라는 적반하장으로 했다가 짤렸던... 적이 있다 가만히 있는게 지루하니까 딴짓을 하는거겠지만 이것도 충동성인가... 이제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까지 했나 싶다


참고로 지금 직장은 너무 편하다... 잘못을 해도 윽박지르거나 무안주지않는것만으로도 너무 편안한것이다 가족같은 분위기여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는데 나쁘지 않다 별거 아녀도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분위기도 좋다 된다면 여기서 버텨보게...(박봉이지만.......박봉이지만...그것빼고는다좋지만...야근밥먹듯하지만...)


3. 하여간..

뭐 이것저것 기록하려고 적어봤다 지금도 두서없지만 의사쌤한테 근황얘기할때마다 아 좀더 기록할걸 하고 후회하고 또 까먹고... 반복이다 이정도 써놓은거라도 만족해야지ㅠ 참고로 adhd에 관한 책은 사놨고 반쯤 보다 저 구석에 있다 약이 만능이 아니라는건 아니까 습관은 고쳐보려고...난 항상 하다말고 재대로 마무리 지어본 적이 없고 별생각이 없는 인간이다 남들이 시켜서 그나마 뭐라도 한 게 있긴하지만 언제까지 미루고 도망가다 후회하고 싶지않다 계획은 백만번 새워봤고 작심삼일도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좀더 나은 인간이 되고싶다 모호한 표현이라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맡은 일을 재때재때 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공부해서 커리어도 늘리고 싶고 집안일따위를 미뤄서 돼지우리되지않고.... 한사람분만큼의 몫은 하고싶다 난 항상 그게 두려웠던거같다 내 몫을 못해내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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