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받고 6개월만에 뇌파 검사를 했다. 결과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어쩜 이렇게 시퍼럴까... 지금 역량이 원래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의 2-30%밖에 안된다는 말에 좀 슬퍼졌다. 의사쌤도 날 불쌍하게 쳐다보는거 같았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던거니? 싶었나보다. 내가 만약 완벽하게 내 역량을 발휘하고 살았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정말 한강뷰 아파트에서 우아하게 와인 한잔 하고 있을까? 내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벌써 날개가 잘려버린 느낌이 든다. @도 문제지만 @로 인해 유발된 우울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다. 유예하고 유예한 삶이 그 결과물이겠지. 지금은 유예도 못하거니와 새로운 도전도 어렵다. 나중엔 좀 나아질지 모르지만 말이다. 아이는 도피처이자 나의 족쇄이다. 뭔가를 하기 싫을 때는 난 아이가 있으니까 ^^ 하고 도망가버리면 되고, 뭔가를 하고 싶을 때는 아... 애 때문에 힘들어...로 결론이 난다. 참 이 굴레 벗어나는게 힘들다. 그렇지만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우리 아이는 나같은 우울의 감옥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우울이 냉철한 판단과 미래 예지에 도움을 많이 주지만(아무래도 희망이 가리는 현실을 우울이 걷어내주기 때문에) 한발짝 앞으로 나가는 데 많은 고통을 준다. 우리 아이는 뉴트럴한 상태로 쭉 지내줬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100프로의 역량을 발휘할 때가 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