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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폭발한 이후에
Level 1   조회수 173
2023-09-20 16:52:47

어느 날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울어버렸습니다. 호흡이 가빠지고 가라앉힐 수 없을 정도로 폭발했습니다.

대체 내가 왜 이러지? 나는 대체 왜 이럴까? 질문들이 이어지면서 속으로 자책을 시작하고, 침대를 내리치면서 1시간을 그러고 있다가 진정을 했습니다.


이후 상담을 하면서 감정이 조절이 안될 때 급하게 먹을 수 있는 약을 받았고, 2년 정도의 유통기한이 있어서 길게 두고 먹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약을 받은지 두 달이 안되어서 벌써 3번을 먹었고, 3번째 감정이 폭발하던 때에 깨달았습니다.

화를 못 내고 있다는 것을요


무시받는 상황에서 회피하는 것만이 전부인 줄 알았고, 계속 그렇게 살아왔더니 화가 쌓이고 쌓였습니다.

가족과 같이 사는데, 가족의 말버릇 중에 '너는 이거나 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나서봤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면서 말이죠.

한 번 무시하는 사람은 계속 무시를 합니다. 그리고 무시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화를 내지 않고 회피만 하는 저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그 사람의 잘못이 크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무시하는 사람을 만들 수는 없으니까요ㅎㅎ


그리고 화를 표출하지 않았더니 스스로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도 이런 약을 먹는 모자란 사람이 아니고 싶다고! 하면서 속으로 열심히 소리쳤습니다.

스스로를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정신과 약을 먹는다는 건 모자란 것이 아닌 아픈 것이라고 생각해도 실제로는 아니었나 봅니다.


그렇게 감정이 폭발하고 나니 무기력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존중받고 싶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무시하지 말고 존중해달라고 말이죠.


그래서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다른 사람이 해줘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에게 받고 싶은 것을 나한테 받고 싶은 것으로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도 존중할 수 있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닌 존중할 줄 알아서 말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목표를 얻었습니다. 

첫번째 목표는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하고 자제할 수 있도록 나에게 협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콘서타를 먹기 전에는 감정이 폭발한 직후엔 이러면 안된다고 강박적으로 억눌렀습니다. 혼자서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숨을 참아가면서 최대한 억눌렀습니다.

그리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왜 억눌러야 하는지, 왜 감정이 쌓인 것인지 생각하지 않고 강박적으로 했습니다.


콘서타를 먹은지 1년이 다 되었습니다. 약을 먹고 좀 잠잠해졌던 감정들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한 건 최근입니다.

지금은 감정이 올라오면 억누르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려고 합니다.

이제 막 시작해서 아직 감정을 다루는 것은 많이 서툴지만, 강박적으로 억누르기만 했던 과거에서 이런 현재로 변화했으니 앞으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중력만이 아닌 강박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고 싶었습니다.


글을 읽고 한 번 글에 나오는 내용에 대해서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 요약

콘서타를 먹기 시작한지 1년이 되었을 때의 변화를 깨달음

=> 감정이 폭발 했을 때,강박적으로 억눌렀던 과거와 받아들일 수 있는 현재의 차이

=> 화를 못 내는 현재 상황에서 개선하기 위해 목표를 찾으려 함

=> 다른 사람에게 받고 싶은 것을 나에게 받고 싶은 것으로 바꿔서 생각해보는 것 추천


#콘서타# 우울증#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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