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살면서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은 많았던 거 같다. 그것도 오로지 나의 한탄과 인생의 조언을 구하는 이야기... 그것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가리지 않고 같았다. 난 그저 자격증 공부 때문에 사람들을 만날 일이 줄어들자 그 외로움을 못 견디고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매번 나의 이야기만 하니까 상대방이 지쳐 보이는데 그래도 사람들은 정말 나를 친구로, 친한 형, 친한 오빠, 친한 동생으로 바라봐준 것이 너무 고맙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착하고 친절하고 배려가 많은 사람들 인 것 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무언가를 해준게 없는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진다. 이제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겠다고 깨달았고, 나의 이야기를 최대한 줄여야 겠다고 결심하였다. 이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최근 한 커뮤니티의 오프라인 모임에서 나처럼 자기 이야기만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는 잘 안듣는 나 같은 사람을 만나면서였다. 처음에는 저 사람은 왜 내 얘기는 안듣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가? 하면서 왜 저러는지 이해를 못했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역지사지로 나의 행동을 돌아보니까 타인의 말을 묵살시킨 것은 나도 마찬가지였고 이것이 나에게 큰 문제점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행동은 사회성이 떨어져 보이는 사람의 특징이라고 인터넷에서 알게 되면서 나는 내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으로서 올릴 수 있는 내가 끌어올릴수 있는 사회성의 한계치까지 올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깨닫는 것이 나의 대인관계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병원의 심리상담 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이러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노트에 직접 필기해서 하나의 디렉터리를 만들어 보는건 어떠냐는 제안을 하셨다. 너무 좋은 제안이었고, 하나의 책(혹은 포트폴리오)이 된다면 그 자료가 나처럼 다른 대인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완성하고 나서 파일을 공유하게 된다면 친한 사람들 한정으로 줄 것이다! ㅋㅋㅋ)그리고 여담이지만 인턴으로 일했을 때 받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린 수첩과 다이어리를 정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 않나? 싶어서 더더욱 나를 위해서 이 정도 쯤이야~ 하면서 시간을 투자하고 싶게 되었다. 그동안 메모를 해야하는 내용이 있으면 아이패드로 하였지만 메모 이후로 확인을 안하게 되는데 다이어리로 필기하면 쉽게 이해하게 되고 내 멋진 글씨체를 보면서 쓰니까 스스로 자신감도 생기고 손으로 쓰는 맛이 어떤 맛인지 알게 같더라. 사람들은 자기 이야기를 누군가가 들어주는 것을 좋아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난 그저 나만 소중하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를 타인이 무조건 들어줘야 한다는 나쁜 이기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내 닉넴인 Curing이라는 단어의 의미와도 멀어져가는 행동이기도 하다. 내가 내 닉값을 못하면 닉넴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앞으로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나로 인해서 기분이 나쁜 사람들도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 분명 어떤 공동체에는 꼭 누군가 있을 것이고 그 사람들에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할 수 밖에 없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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