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멀쩡한데 대화가 안되고 눈치가 없고 이상 행동을 반복하니 가족사이에서도 왕따. 10대 초중고시절 항상 왕따였어요. 그리고 20대는..세렝게티 한마리 가젤처럼 살아왔어요.. 일은 3개월을 못넘겼고, 인간관계는 끊임없이 바뀌며 조금만 힘들면 도망가고, 여행가고, 사회성이 아주 최소한으로 필요한 일만 하면서… 어찌보면 결혼도 도피의 한 종류 였던 것 같네요.
아이낳고 육아를 하면서 가정일과 육아의 협업이 전혀 안되는 저 자신을 보고 우울증을 의심하여 병원을 갔다가 adhd를 발견하게되어, 3년 째 약물 및 인지행동 교정 치료를 받고있어요. 처음부터 받아들였던 건 아니고 약물도 먹다 마음대로 끊다가를 2년정도 반복하다가 결국 꾸준히 제대로 치료를 받게된게 3년쯤 되었습니다.
약물로 adhd의 충동적이고 무모한 행동과 증상들을 걷어내고나니, 비로소 저의 본캐가 나오더라구요. 처음엔 그 모습이 너무 낯설어 진짜 나는 누구일까. 라는 고민을 꽤 했었네요.
세상살이가, 인간관계가, 남들은 쉽게 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지, 왜 살아야 하는지.. 참 괴로웠는데 이제서야 조금씩 실타래를 풀어가는 기분입니다.
낼 모레 40인데 중고등 대학 친구 하나도 없고 직장동료 연락처 하나 없어요.
인간관계 손절 1등에 1회성 만남에 특화되어 그들에겐 파워E가 되지만, 정보값없는 안친한 사람들을 주기적으로 만나야하는 상황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뚝딱거리며, 대부분의 시간은 집순이&육아, 남는시간은 혼자 취미생활, 혼자 운동, 혼자 카페, 혼자 독서하며 어찌저찌 살아가는 중입니다.
무조건 혼자가 편하다고 생각했던 삶에 요즘은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선뜻 나서긴 무서운거 같아요.
그래도 이정도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기특하다 여기며 오늘도 하루를 힘내봅니다.
다들 오늘도 무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