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3살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초년생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2년간 좌충우돌 롤러코스터를 타며 보냈고, 즐겁기도 하고 어려울땐 이유도 모르겠고 다 힘들고 그랬다.
학교 졸업 직전 처음으로 상담을 받았었다. 선생님께서 이번주에 어떤 일들이 있었냐 물으면 재잘재잘 이야기 할 수 있는데, 그때 무슨 기분이였는지, 왜 그일이 특별히 기억에 남았는지를 묻는 질문들에는 거의 대부분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던것 같다.
나의 기분, 나의 상황 인지, 내가 원하는 것 등등 난 나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르는 그런 애 였었다.
생각해보면 학교 생활하면서, 인간관계 하면서 생기는 문제들을 혼자서 어찌해야 할 지 몰라서 지인들에게 상황을 이야기하고 지인들이 공감해주는 피드백 혹은 상황에 대한 해석들을 들으며 아- 이게 그런 상황이구나, 아 여기선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거구나 했던것 같기도 하다. 또 내가 느끼는 뭔가 그 가려운 뭔가를 지인1과의 대화에서 확인이 안되면 지인2에게 지인3에게 똑같은 내용을 이야기하며 그 가려운게 무엇이였는지 찾는 작업도 했었다.
나 혼자서는 내 감정도 내 생각도 정리가 참 안되는 아이였다. 당연하게도 우선순위 정하는것도 참 안됐었다. 뭐가 더 중요한건지 덜 중요한것인지 그래서 내 주변사람들이 내가 한 이야기에 대해 A를 이야기해주면 나는 그와 관련된 상충되는 B에 대한 나의 생각도 이야기하고 하여튼 왔다리 갔다리 진짜 피곤한 스타일이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당시 내 이야기를 들어준 모든이들과 가장 많이 괴롭힘을 당했던 가족들에게 한없이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
만 23세 사회인이 되었지만 난 여전히 좌충우돌 힘들었고, 어디든 도움을 받아야 겠다는 생각에 대학 졸업 직전 상담을 받았던 학교 상담선생님께 sos를 했다. 당연하게도 졸업생인 나는 학교상담은 이용하기가 어려웠고 (물리적으로도 학교 방문이 쉽지 않았다.) 선생님은 아직 만 23세, 청소년이니 청소년 상담센터를 가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사회인이지만 청소년으로써 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상담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이였고, 내게 질문을 해주는 곳이였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어떤 감정이였는지, 감정이 잘 표현이 되지 않을땐 감정카드를 이용해 내 감정을 탐색해 보기도 하였다. 50회기가 넘는 시간이 지나고, 선생님께서 내가 본질로 들어가려 하면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본질로 들어가는게 지금 어렵다면, 이 상담을 지속하는 것 보다 상담을 종결하는 것이 좋을것 같다고 하셨다. 당시 나는 상담을 받으며 그래도 안정이 되었기에 상담에 의존하고 있었던것 같다. 상담을 그만두면 내가 다시 엄망진창으로 돌아갈것 같아 종결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조금씩 텀을 두며 상담을 종결하게 되었다. (1주일에 한번에서 2주일에 한번, 한달에 한번으로)
상담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되었던것 같다. 그리고 탐색하는 방법도 조금 알게 된 상태로 상담을 마무리했고, 그 이후의 삶 속에서 상담에서 배운것들, 나의 감정을 탐색하고, 직면하고, 과거의 어떤 트라우마들? 내면 아이로 인해 내가 힘들어 하는지, 현재 상황속에서 내가 특히 힘들어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힘이 길러 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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