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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하나 추가요) 미셀러니
Level 3   조회수 108
2019-08-28 06: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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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쓰려니 정리는 안 되고 말문 트느라 고심하는 중



약이 그전만치 안 듣고 주치의 샘이 내 의지에 많은 부분을 거시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여(작년에 지도교수님이 그러셨다 석사 망한 거랑 겹쳐보이는 느낌이다. 오래 뵈었고 친근하여 선배 같고 고마운 샘이지만 지금 나는 적절한 도움을 못 받으면 졸업을 못 한다.)전문병원으로 옮겼다. 옮겨서 이것저것 검사를 했고 약도 받았는데 약은 그전 용량에서 변화를 조금씩 주며 차이를 찾아봐야 한다 하여 메디키넷 용량만 5mg 늘려서 받아왔다.

효과도 없고 방출시간 이후에 탈진하지도 않는다. 이전처럼 밤에 잠들지 못한다. 다만 새벽에 랜덤하게 깨고 있는데 이걸로 약이 각성제라는 걸 느끼는 게 맞는 건지.

전문가니까 용량 조절을 더 잘 하겠지 싶어 옮긴 건데 효과 없는 상태로 계속 약을 막고 있다. 이번 주말에라도 병원에 올라갈까.


그러고 보니 약 조절하러 가기, 자조모임 하기, 남의 병에 오지랖부리기, 충동구매 및 충동퇴근(이래 봤자 7시 전에 하는 일은 없다)등등 요새 내가 하는 것들 중 평온해게 하는 것이 없어 보인다.

졸업하고 어디로 갈지 결정해야 할 시기인데 졸업 자체가 매일매일 불투명하다.

학부 때도 뭔지 모를 내면의 방해요소에 밀려 졸업을 쉰지라 이번에 그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생각했고 사실 그간도 끊임없이 문제가 생겼고 땜빵해가며 버텨 왔지만 이번에는 내가 할 줄 아는 노력 밖의 요소이다. 나는 돈 때문에 망설이는 타인의 마음을 돌리는 법을 모른다.

아니 어떤 사람이 가능성 있는지 알아본다든지 심지어 직장동료랑 잘 지내는 법도 몰라 직장 내 섬에서 사는데 이건 내가 가진 사회성 스킬을 훨씬 넘는 일이다.

대책없이 갑갑한데 생각해 보면 앞으로 겪을 일들은 죄 이것에 가깝다. 남이 생각을 결정하게끔 하기.

생각해 보니 난 학생 때도 나에겐 없고 주위 사람들에게선 가끔 보이는 그런 카리스마가 얻고 싶어서 스피치 강연도 듣고 이것저것 했었다. 그래서 말문은 트였지만 설득력은 지금도 없다. 말에 힘이 없다.


올 봄에, 지난 겨울에 당시의 문제에 치여서 울고불고 고생하다가 다음날에는 그전에 했어야 할 것들이 눈덩이처럼 밀려왔고 매일이 새로운 문젯거리다. 게으름의 댓가로 인생을 사채 굴리는 것 같은데 당장의 충동성이 조절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엔 개중 으뜸이다. 제출시한이 9주 남았는데 진행에 8주 이상 걸리는 일이고 새 대상자를 찾아 진행해야 한다.

대상자가 2년간 없어서 이 꼴이 났는데 새 사람을 이번 주 내로?

내가 제일 멍청하지만 작년부터 "-해야지"가 아닌 "-했어야지"로 힐난하시는 교수님이 야속하다. 언제 뭘 해야 할지 알고 있을 텐데 항상 두루뭉술하게 채근하다가 실제적인 지침은 너무 늦게 알려준다. 첫 지도 학생이라 더 망한 건가. 나는 교수님만치 성공적으로 불안감을 일으켜 벼락치기하는 인재가 아니다. 게다가 기술도 인적자원도 없다고 ㅠㅠㅠ 스스로 찾아보라고 굴리는 게 교육적 목적이라 쳐도 내가 일년간 무사히 넘어가는 거 하나 없이 하는 일마다 이 모양인데 아직도 모두의 고통분담을 바란단 말인가.


어쨌든 저걸 해결하면서 이제라도 다음 달의 과제를 떠올려 미리 준비해야 한다. 뭐라도.



지난주에는 이달 카드 대금을 잔고 내에서 낼 수가 없다는 걸 알았다. 끙끙대다가 작년 여행에서 남은 달러가 떠올라 그저께 조금 팔고 왔다. 현금이 도니 머리가 돌아가 점심에 점술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제나처럼 방편은 부적.

이번달 학자금대출 메우려면 어디서 돈을 더 찾아내야 한다. 내 잔고 속 잠든 돈 중 찾을 수 있는 돈. 어디서...


문득 내가 앓는 이 소모성 정신질환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이 와중에도 나는 대체로 끼니를 챙기고 잠도 자고 간식도 먹고 한다. 씻는 건 긴장이 심하면 자주 거른다. 잠은 자지만 침대에 누워 본 지는 오래 되었고 방바닥 구석(침대에는 짐이 너무 많이 쌓여서 여기가 현재 지정침소이다) 차 운전석, 유닛체어, 책상 이런 데서 잠이 들곤 한다.

내가 나를 학대하기 직전까지 극한으로 몰아치는 게으름과 회피. 이놈의 지연행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첨부파일1465AC2F-EA3E-486B-9BC0-03A26D65518B.jpeg (157.8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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