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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의 틈을 타 쓰는 의식의 흐름 아무 글쓰기
Level 3   조회수 108
2019-08-27 23:53:59

1.

사는건 너무 어렵다.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더 고통스러운 건 또 어떻게던 살아지는거다.


죽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문득 가까이 다가왔다고 느낄때면 

살고싶다는 원초적인 본능에 사로잡혀 스스로 자멸하는걸 막는 듯 하다.


살고자하면 죽고 죽고하면 산다는 말처럼 살려고하니까 죽으려고 하는걸까?

삶이란 어떻게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다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겠지? 나만 하는 건 아니고 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한번쯤은 해 봤을거다.


도대체 내가 원하는 인생의 목표 지향점은 뭘까.

안정? 돈? 명예? 권력? 대체 뭘까 고민해봐도 

마지막 지점에 도달하는 결론은 같았다.


"지금 하는 일이나 잘 하자"


가장 현실적이면서 맞는 말이라고 느껴진다. 그럼에도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늘 갖게 되는 삶과 죽음이라는 의문은 날 로뎅으로 만든다.



2.

나는 내가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남들과 뒤떨어지는 사람이라면 더 열심히 살아야하는게 맞고 

그렇게 살아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 어쩌면 스스로 노력에 얽메이는 

소위 꼰대같은 생각에 휘말리는 기분이지만 어쨋든 내 기준에서의 노력이라면 최소한 후회는 없을 것 같다.


해보고 안되면 안되는거고 잘되면 잘 되는거다. 

나는 작년 중반까지만 해도 부모님 등골 빨면서 나 하고싶은 대로 살았다.

부모님의 둥지 안에서의 안정이 평생 지속될 수 있을거란 착각속에서 살았으며 심지어

그럴게 틀림없다고 확신도 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게 정말 잘못된 생각이란걸 깨달았다.



3.

지금도 기회만 된다면 부모님의 둥지에 붙어 기생충처럼 살고싶다는 욕망은 사실 여전하다.

힘들때마다 생각나는 이 욕구에 나는 아직도 어리구나 싶지만 현실의 나는 이미 독립했고

이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잠시 생각하는 상상에 불과해 조금은 다행이라고 느꼈다.


4.

삶이란건 살아지는대로 살아지기는 한다. 살아만 있다면. 

꿈이 없고 미래를 보는 혜안이 없다면 그 순간 순간 다가오는 선택을

하며 현실에 안주하다가 흘러가는대로 살기는 살겠지. 인생은 짧고 덧 없다.


5.

1/3은 잠으로 1/2는 일을 하면서 보낸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인생의 반을 일하면서 보낸다는데 나는 뭘 하면서 살아야하지.

1/2를 일로 보낼거라면 하고싶은걸 하는게 낫지 않을까.


그런데 사람들은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사는 사람들을

'부르주아' 라고도 한다. 나는 과연 '부르주아' 일까?


6.

부모나 학교에 속해 있을 땐 부르주아보다 더 좋은 계급일지도.


7.

집의 형편이 어려워 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눈가리고 아웅.


8.

가족은 프롤레타리아였지만 나는 부르주아였다.


9.

육체 노동으로 자식의 부르주아 삶을 유지시킬 수 없었던 프롤레타리아는

자식을 포기했고 부르주아였던 자식도 부모를 포기했다.당연한 결과였다.

자식에겐 부르주아로서 미래의식과 꿈 그리고 육체노동을 하면서 돈벌기

싫다는 꿈이 있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프롤레타리아인 부모는 노동 수단이었던

육체는 점점 시들고 병들어갔다.


부모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은 자식은 부모의 뜻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의 신분이 부모와 같다는 걸 모른 채 그들의 노력으로 특혜를 누려 

부르주아 교육을 받은 자식에겐 꿈이 있었다. 프롤레타리아는 후회했다.


그리고 부르주아는 생각했다.

과연 내 계급은 프롤레타이라인가 부르주아인가?

태어나긴 프롤레타리아였지만 배움은 부르주아였다.

다들 프롤레타리아가 되기보단 부르주아가 되길 바랬고

그 마음에 맞춰 공부했고 그럼에 본인 스스로도 그러길 바랬다.

하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단지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부르주아가 될 수 있을까?

애초에 신분은 변하지 않았다. 그대로였다.


부르주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부르주아 교육과 현실은 괴리가 너무 커서 사회에 대한 불만만 커져갔다.

나는 그런걸 할 사람이 아닌데.


10.

정신차려라.

어떠한 큰 일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먼저 태어난 사람은 먼저 죽는다.

자연의 순리가 그렇다. 비빌언덕은 언젠간 사라지길 마련이다.

언제까지 의존할건가 답답하다. 교육은 높은 수준으로 받았으면서

결국 비빌언덕은 자신보다 낮은 계급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뼈빠지게 벌어온 

돈이다. 대단한 사람들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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