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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Level 3   조회수 178
2019-09-29 11:58:14

첫째 아이가 좀 똑똑합니다. 발상이 톡톡 튀고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그런데 기질이랄까...이런게 남달라서 

태어났을때부터 엄마 아빠를 힘들게 했습니다. 등센서라고 하지요? 그게 남들보다도 워낙 발달되셔서 재울때에는 아빠인 제가 안고

거실과 방사이를 50번정도 왕복해서 뛰어다니며 재웠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좀 누그러져서 잘 잡니다. 다만 성격이 예민하고

모난 부분이 있어서 남들하고 자주 부딪히고 엄마랑도 사이가 점점 벌어지는게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감각통합치료, 심리 상담, 놀이 치료 등 돈 많이 썼습니다. 저런 모난 구석이 있으면서도, 반항심 많고 욱하는 성격 있어도

우리집안 피라 그런가보다 나 닮아서 그런가보다 허허 하면서 웃어 넘겼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센터 대표님께서 웩슬러 지능검사를 권하시더라구요.

했더니만 단박에 ADHD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희 집안의 비밀이 풀린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버지며 고모, 누나, 사촌동생, 그리고 저까지.. 특이한 성격과 기질, 행동, 습관등의 이면에 숨어있는

집안 내력(?)이 벗겨져 드러난것 같더라구요. 그때부터 며칠간 홀린듯이 자료를 찾아보고 공부하고 여기저기 가입하고 있는데..

참 재미있으면서도 서글프네요. 다행이다 싶은 부분도 많구요. 디씨인사이드 ADHD 갤러리만 둘러봐도 저보다 증세가 훨씬 심한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재수할때 공부하려고 앉으면 정말 힘들고 괴로웠는데...이 괴로움조차도 인지 못할 정도로 집중 못하시는 분들도 많으신걸 보면 저는 증세가

약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약을 먹어서 내 막힌 뇌를 뚫어주면 얼마나 시원할까 싶기도 하고..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약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일단 저는 못 먹는 약이더군요. 제가 종사하는 직종에서는, FDA에 따르면 복용시 1년간 업무 금지에다가 추적관찰을 요한다고 

합니다. 음....저는 일단 살던데로 살아야겠네요. 다만 카페인 섭취를 제한하고, 단백질이나 오메가3, 마그네슘등을 복용하고 운동도 병행하면서 제 나름의

치료나 개선을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제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대해 관망하고 분석할 자신이 조금 생겼네요. (왜 그 사람들은 나를 미워했을까, 떠나갔을까..이런)


다만 아들에 대해서는 어찌해야 할지 아직 감이 안잡히네요. 아직 만 5세 8개월이라...메틸페니데이트 복용 예정을 만 6세되면 하려 생각했었는데 조금더 깊게 고민하고

여러 선생님도 만나보려 합니다. 서울대 김붕년 교수님께도 예약 잡아볼 생각이구요. 정신과 진료 갔더니 약을 바로 안주시더라구요. 만 6세가 안되었으니 선생님께서

부담이 되시기도 했겠지만...워낙에 심한 애들은 여기 들어와서도 가만히 못 있는다. 이 아이는 그정도는 아니지 않느냐. 기다려보시라. 하시더라구요..


음...뭐 아무튼 지금 이런 상황입니다. 육아도 그랬지만 언제나 정답과 옳은 길 하나만 있는게 아니었는데...그래도 어느정도 정답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이런저런 액션들을 취해왔지만, 지금 이렇게 아들의 ADHD 약 복용과 미복용 갈림길 사이에 서게 되니 참 두렵고 긴장되네요. 어느게 우리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일지..

앞으로 4개월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달려보려 합니다. 


ㅎㅎ 쓰고보니 주저리 주저리네요.. 모두들 좋은 주말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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