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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타 복용 5개월차에 써보는 장점단점 (2)단점편
Level 2   조회수 2775
2019-09-28 18:26:52

콘서타(메틸페니데이트, 이른바 각성제)를 복용하며 느껴진 어려움.. 혹은 걱정. 


1. 약의 부작용, 내성


-감정

많은 사람이 우울감, 메마른 감정을 부작용으로 호소하는 반면 내게는 감정이 때로 넘쳐나게되었다. 

특히 약용량 올린지 얼마 안돼었을때에, 약복용후 약 한두시간동안 전에 느껴보지 못한 공격성(..), 까칠함이 생겼었다. 

논리적이게 되면서 조금만 불합리한것에도 과하게 반응하고, 때론 아무이유없이 뭔가 기분나쁘고 때려부수고싶은(...) 기분에 내가 스스로 놀라서 한동안 약먹고 1~2시간동안은 사람만나는 일을 안하거나 만나서 표정관리가 안돼면 몸이 아프다고 둘러댔던것같다. 지금은 이런 증상은 사라졌다. 


-신체적인 부담

몸이 부담스러워 하는것이 느껴진다. 보통 불면증, 입마름, 식욕저하, 약효떨어졌을때 처지는것 등 이 있지만, 부작용의 정도와 종류가 사람에따라 천차만별이다. 탈모, 기침, 과한장활동, 가끔 열오르는것..모두 드문 부작용인데 내게는 있었다. 지금은 약에 어느정도 내성이 생기며 모두 거의 사라졌다. 

각성제이기 때문에 몸의 신진대사를 전반적으로 훨씬 빨리 돌리는 느낌이고, 몸에 부담이 갈수밖에 없는것같다. 5년넘게 각성제를 복용하면 adhd진단을 받고 의사에게 용량을 조정받았어도, 각성제를 끊었을때 그 후폭풍이 반드시 있다. Withdrawl symptoms이라고 하는데 주로 무기력, 우울감이 반동으로 찾아온다고 한다.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사람에따라 용량에따라 먹은기간에 따라 몇개월에서 1년이 걸리기도 한다고 한다. 나무위키에 올라와있는 정보에 비해, 실제로 좀 심각한 사람들도 있다. 


-내성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른듯하다. 그리고 심지어 의사선생님들 마다 의견이 다를때도 있다. 나는 내성이 비교적 빨리, 몇달만에 생겼고, 그렇게 빠르지 않더라도 많은 분들이 1년 2년 지나면 처음 효과만 못하다는것에는 동의하는것같다. 내성이 생기면 더 용량을 늘리거나 어느정도 기간을 약을 먹지 않아야한다. 


2. 정체성(?) 문제

약을 먹고나니 더 이상 남들은 아무렇지 않을때 홀로 내면의 폭풍과 씨름하는 일이 사라지고, 심지어 고민도 많이 하지 않게된다. 나의 반절이 뚝 잘라져서 사라진 느낌이다. 사실은 이것이 그동안 수없이 봐왔던 내기준의 '보통사람'의 모습이다. 항상 스스로 신기해하기도 하고, 나는 왜 저렇게 안돼지, 이렇게 노력해볼까 저렇게 노력해볼까 하며 고민했던 그 모습. 그리고 전에는 중요하게 느꼈던 일이, 더이상 아무 의미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슬프게도(?) 대인관계든, 일이든 이렇게 된 후에야 수월하게 풀림을 느낀다. (적당히 넘기고, 좀 단순해지고, 보이는 감정표현에 집중하고)

그러나 이 모든것이 약효가 떨어지면 언제그랬냐는듯 아주 말끔하게 사라진다. 신데렐라가 12시 되면 다시 누더기소녀로 변하듯이..  약을 먹지 않으면 이 상태를 흉내조차 낼 수 없다.. 나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다. 사람에 따라 그렇게 극적으로 느끼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3. 도핑하는듯한 느낌

약이 끌어올려주는 집중력과, 이해력과 독해력은 자연스러운 느낌이 아니다. 약을먹으면서 한참 뒤떨어져있던 대인관계대처, 감정문제, 건망증은 보통사람의 수준으로 올라왔는데 사실 평범한 수준이었던 읽기능력이라던가 학습에서의 암기능력은 원하지도 않고 좀 무서울만큼 뻥튀기가 된다. 이것도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지 않는다. 나는 읽기와 암기가 힘든 아주 전형적인 adhd가 아니었기때문에 더 이런 효과가 생기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내성이 생기면서 내가 읽기, 암기 괴물같이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운동신경도 좋아지는데, 각성제의 효과라는 좀 찜찜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워낙에 느렸어서 보통수준이 되었다..ㅠㅠ)

개인적으로 약을먹어서 상승하게되는 능력들에만 의지해서 개인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것만큼 위험하고 무서운일은 없는것같다. 약을 먹지 않으면 이 모든것이 사라지고, 똑같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이 약을 10년 20년 먹을수있지는 않을텐데 중요한건 끊고나서도 몸이 기억하고 머리가 기억하는 것들을 많이많이 저장해놔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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