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를 당한 9월 8일 직주인접을 생각해서 나온 자취방에서 걸으면 몇걸음인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오전에는 유산소 오후에는 pt를 받는 삶. 불안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나름 소질도 있긴 한 모양이라(힘이라든지 유연성이라든지)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나면 약간은 산뜻한 기분도 된다.
고양이가 있다. 먹여살릴 고양이. 내가 살렸지만 나를 살리고 있는 고양이. 헬스장 인간관계들과 하루 중 몇번은 즐겁게 웃기도 하고, 그간 소홀했던 주변 친구들과 긴 통화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연애. 이래도 될까 싶은 마음이 중간중간 들지만 인생에서 조금은 과감하고 중요한 선택을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리라는 믿음. 서로간의 믿음이 간단히 흩뜨려지지 않으리라는 확신. 서로에게 헌신적이면서 기쁘고 마는 마멸.
사랑은 그 외 모든 것의 포기이니라 [헤어질 결심 중/박찬욱]
헤엄쳐야지 별 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아가미/구병모]
많이 먹고 빵빵한 볼살을 가지고 말 테다. 같이 볼 영화가 많으니까 어렵지만은 않을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