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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다소 산만함.
Level 2   조회수 89
2020-05-09 19:14:43

~~하나 다소 산만함.

~~한 반면 다소 산만함.

~~하지만 다소 산만함.


어릴 적 내 생활 통지표에 꼬릿말처럼. 아니, 처럼 아닌 꼬릿말로 붙던 문구다. 


'다소' 산만한 것은 결코 아니었음에도,

사소한 단어 하나가 행여 어린 꼬마의 앞길에 큰 장애물로 변모할까

인자한 스승의 마음으로 살포시 달아준 억제기 였으리.



가만히 있지도 못하고 항시 덜덜 꼼지락

상하좌우 주변 친구들에게 말을 걸고 툭툭 쳐대고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친구와 다투기도 참 많이 했지.


덕분에 우리 엄마,

죄인처럼 학교로 와서 손을 앞으로 공손히 공수.

집에서는 나와 다툰 친구 부모님께 드릴 부침개를 많이도 부치셨지.


공부는 안할래요. 못하겠어요.

나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깊이 계속 생각 하는 것도 못하겠는걸요.





우여곡절 끝에 남들보다 늦게 들어간 대학교. 

전국 하위권이던 나와는 달리

동기들은 전교 1,2등을 다투던 친구들.


나는 연필 잡는 법도 모르는데,

형형색색 펜들로 어찌나 깔끔하게 필기도 잘하던지.



수업도 참 많다.


나는 대학교에서도 가만히 있질 못해서 항시 덜덜 꼼지락.

상하좌우 주변 동기들에게 말을 걸고 툭툭 쳐대고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해 강의실에선 계속 들락날락

때론 노트북과 조이스틱을 들고 가서 강의실 안에서 게임을 하기도 했지.


교수님? 

당연히 분-노.


나는 스물이 넘은 성인, 아니 심지어 나이도 많은데

교수님은 선생님이 학생 혼내듯 호통을 치셨다.

혼나러 교수님 연구실에도 들락날락 많이도 했지.



대학교에서도 나는 다소 산만함.

졸업한 후에도 나는 다소 산만함.


언제까지 다소 산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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