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중반을 향해가는 나는 인생이 항상 애매하고 우울하고 과거를 얘기할때마다 울분이 있었다
-초등학교 학교다닐때 아예 왕따를 당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애매한 비웃음과 애매한 제스쳐들이 나를 힘들게 했고, 나는 나쁘게 굴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나쁘게 구는 애들이 (일진이 아닌 성격과 감정표현이 유난히 쎈 애들) 오히려 인기가 있거나 하였다. 당연히 내가 화내고 내 권리를 찾아야하는 일에도 나는 뭔가 주저하고 뭐가 답인가 생각을 많이하고 엉뚱하고 특이한 애였다
친구가 당연히 많지도 않았으며 주위에서 항상 "너 왜이리 애같게 굴어?" 라는 말을 듣고 살았다. 바깥에서 만나는 친구들은(지금생각해보면 급우이다) 마주칠때 인사를 받는 애들이 점점 줄었다 고학년이 될수록 심해졌으며 아이들이 대놓고 뭐라고 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어떻게든 바뀌려고 노력하고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다. 초등학교때 답답하고 무시당한 부분을 어떻게든 보상받으려고 약간 나대기도하며 긍정적으로 밝게 지내려고 했으나 1학년 2학기 이후로 갑작스럽게 실패했다
이성이 좋으면 무작정 좋다고 적극적으로 표현해대고 챙피할건 몰랐다 그 좋아하는 이성이 심지어 매년 바뀌고 주위에서 다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중3때 자발적으로 아싸를 택하고 오히려 반애들이 "왜 다른애들이란 안놀아?" 하고 걱정해주기도 했다.
초~중 당시 내가 자랑할수 있는 과거는 "다른 아이들 욕을 안한다" 는 것이다 장애인 같은 아이나 아픈애들을 놀리는 애들, 성격이 조용하다고 만만하게 구는 아이들, 굳이 욕을 쓰며 일상대화하는 애들등 많았으나 나는 욕하는 것도 싫어했고 그런 애들이 있으면 가급적 감싸주고 싶었다
-고등학교 다들 입시때가 되면서 조금은 철이 들어가는 때에 나름 그럭저럭 적응하며 지낸것 같다 암기과목에 굉장히 강해서 일본어와 한문은 항상 벼락으로도 90~100점이었으며, 공부때문이라도 나와 친하게 지내려는 애들이 있어 그럭저럭 지냈다 여고라 그런지 대놓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 보다 애매하고 교묘한 심리술로 투닥거리는 아이들을 많이 봐왔다
학교다니면서도 가끔 "우리학교는 애들이 너무 계산적이지 않냐? 옆동네만 해도 다들 그냥 그러려니하고 다니는데.." 라는 말을 하교길에 같은학년의 대화를 지나가다 두세번 들어본적이 있다 이때 갑작스럽게 공황장애가 시작되어 약을 먹기 시작했다
-대학교
우리동네 지역사이트에 올라온 한 글이 있었다. 우리동네 학원의 어떤 선생이 남긴 글이었다 "이 동네는 애들이 어딘가 모르게 사회에서 만나는 성인한테서나 느끼는 차가움이 있네요, 학원강사 오래해오고 여기저기서 조금씩 일해봤지만 유독 이곳 아이들의 성향이 굉장히 두드러지게 느껴지네요" 당시 나역시 약간 느끼고 있었고 고등학교때도 학교 점수에 목을 매어 학교 점수나 학원으로 친해지려는 약삭빠른 애들이 많았다 (후에 동창에게 들어보니 고등학교때 학부모 입김이 장난아니라고 했었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그럴거면 학원강사 왜하세요? 애들을 삐뚤게 보시는듯"
"학원에서 애는 안가르치고 그런걸 보시나봐요" 등등의 코멘트로 금방 지워졌으나 당시 동창들의 말과 비록 내가 @이지만 내가 겪은 일, 이 지역의 분위기 등 이미 나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고 있었구나 싶었다... 지금생각해보면 일반인들도 무리에서 말몇마디로 내쳐지는데 내가 버틸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성에 악했다. 그냥 나랑 같이 있다고 싶다하거나 친절하게 대하면 나를 진정으로 좋아하고 아껴줄수 있다고 착각했다. 그리곤 상처를 많이 받아 이때부터 착한 이성과 밀당없이 오래있고 싶다고 간절히 바랬다
-사회 처음들어간 곳은 서비스직으로 암기과목에 강한 내가 외국어는 습득이 나름 빨라 선택한 직업이었다 애초에 사무직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재미는 있었으나 서비스직 특성상 여초회사에 굉장히 뒷말이 많고 성격이 쎈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남자역시 여초회사에 녹아들은 사람이 많아 눈치 빠르고 말많은 사람이 많았다 예의와 말투, 규칙이 많은 곳이었기에 나에게는 사실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으나 일단은 회사에서오래 버텨봐야한다 라는 아버지의 압박으로 5~6년간 다녀보았다 외국어와 좋아하는 브랜드 하나로만 버티고 버텼으나 후에 회사내 시스템이 굉장히 복잡하게 바뀌면서 시스템 입력 실수가 잦아지면서 퇴사를 결정하게되었다
정신과를 계속 다니고 있었으나 성의없는 태도에 약 부작용으로 20키로나 찐 살을 어찌 할바 몰라 그 의사는 아니라 생각하여 이사하는 겸 2번이나 옮겨 좋은 의사분과 상담중이다
결혼과 동시에 서비스직은 정말 내가 아무것도 할수 없을때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고 서비스직역시 입지좁은 업계이기에 사무직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고 입사를 했으나 제대로 맘먹고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혹자는 "여기가 학교에요?여긴 회사에요" 라고 하나 알려주지않고 대충 일을 던져줘서 알아서 해라 하면 그걸 빠른속도로 질책에도 꿋꿋하게 따라갈 사람이 몇이나 될것 같은가 나도 일을 하고싶고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었으나 "내가 바쁘니 닥치고 신입은 알아서 따라오라"하는 회사가 너무 많았다 나는 인수인계시에 사람을 쪼으면 긴장을 하게 되어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는걸 알기에 서비스업에서 나름 스텝으로서 일할때도 신입이든 경력직이든 사람들에게 작은것 까지 하나하나 잘 알려주고 기다려주고 칭찬하다보니 가능하면 나와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고 퇴사시에 어디로 가냐고 나같은 사람 어디 또 없냐고 거취를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나마 아는 지식을 잘 알려준 건데 걱정해주고 칭찬해주어서 기뻤다. 사무직엔 그런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나같은 사람이 예외였다.
서비스직으로 20대를 보낸 스펙없는 나에게 사무직으로 새로취직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으며 그나마 서류 통과시켜주는 곳은 소기업이었다. 신입으로 들어가기에 급여는 생각치도 않았으나 대부분 면접이나 면접 시간 조율할때부터 예의없는 회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단기로 근무하였고 우연치 않게 정말 일하고 싶은 메이저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으나 3개월만에 잘렸다.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았으며 그냥 대충 일 던져줘봤을때 습득 잘하고 빨리 따라오는 사람을 원한 회사였기에 나는 당연히 쳐졌다. 같이 들어간 동기도 내가 거슬렸나본지 사람들이 보지않을때 내말을 무시하고 몰래 밥먹을때 내 옆자리를 피해 앉는 둥 또 당하기 일쑤였다.
지금 들어간 회사는 반년 계약이다 전 회사의 트라우마로 자꾸 안좋은 생각이 겹쳐서 힘들고 다들 내가 말이 없어 불편해하는것 같지만 그나마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려 노력하는 회사라 힘을 내려고 한다. ------------------------------------------------------------------------------------------------------------------------------------------------------------- 글이 꽤 많이 길어졌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항상 털어놓고 싶었다. 항상 들어온 "엉뚱해" "특이해" "왜이리 튀려그래?" "집중이 안돼세요?" "방금 설명드렸잖아요" "왜그러는데요" "안그럼 되잖아요" 항상 들어온 말에 공황장애 부작용으로 뚱뚱해지며 온 무기력증+내 말에 집중해주지 않는 가족...
'도데체 뭘까.. 공황만이 문제는 아닌것 같아...' 싶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ADHD동영상을 보고 난 이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진찰을 받고 확정되어 여기에 오고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내가 특이한것도 있지만 동지가 있구나.. 같이 힘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드디어 조금씩 편해지기 시작했다. 우울하기만 하고 사람들이 무시하기만 하는 날이 계속이었지만 나를 이해해주는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어 심적부담이 덜어졌다. 또 누군가 나같은 사람이 있으면 힘내라고 말하고 싶고 도와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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