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링크입니다. http://a-app.co.kr/wp_posts/?board_name=wp_posts&search_field=fn_title&search_text=살아온&order_by=fn_pid&order_type=desc&vid=12158
+너무 늦게와버렸습니다..ㅋㅋㅋ..ㅋ..ㅠㅠ 왜냐면 1편 쓸당시 꽤 많이 써놨던 뒷부분이 한번 싹 날라갔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케ㅔㅋㅋㅋㅋ 의욕이 바닥을 치다가 3달 다되어가는 지금에서야 글남깁니다.. 혹시나 기다리셨을분들 죄송합니다ㅠㅜ 그리고 저런글이 있었었나 하실(4월달에.. 썼습니다..ㅎ...) 분들이 많이 계실듯해 링크남깁니다.
++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습니다. 인기글도.. 될줄몰랐는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슷한 분들이 많이 계신것같아 댓글 읽으며 저도 위로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난생처음 제대로된 공부를 시작하려하니 왜들 그렇게 고등학교시절을 힘들다 말했는지 알수있었다. (나에겐 잠만자던 시기였다.... 마음은 내심 불편했지만 몸은 편했...ㅠ)
그전엔 바로바로 이해가 안되는 과목은 미련없이 버렸었기에(^^) 힘든지도 몰랐었다.
반드시 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못했다..기보다는 사실 힘들고 어려운것을 참고 견뎌 성취하겠다는 생각을 감히 할수 없었던 것 같다. 인내심없었고 미루고 피하기만하던 나를 너무도 잘알았으므로.
그렇지만 이제는 달랐다. 피할수도 또다시 돌아서 갈수도 없는 시점이었고, 버릴수있는 부분은 존재하지않았으며 내가 그냥 더이상은 피하고싶지않았다. 약을 먹고있으니 이제는 할수있다고 생각했다.
짧은시간 약복용이 보여준 집중의 효과가 나를 강하고 용기있게 만들었으나 기대치를 과도하게 올려버리기도 했던것같다.
그당시 자각하진 못했으나 이때부터 어리고 나약한, 고등학생에 머무른 꿍꿍과 강남8학군 학부모처럼 잔소리하는 꿍꿍의 두 자아가 대립하기 시작한다(??지킬앤하이드..?)
수업이 이해가안되면서도 너무나 이해하고싶어하고, 그러나 이해하지못한채 넘어가는 수업의 양이 하염없이 쌓이는 상황을 겪어본적이 없었다. 그동안은 다 해맑게 웃으며 모두 던져버렸었다.(공부란..안되면 던지는것..껄껄ㅋㅋ 과목이 날 버리기전에 내가먼저 버리자는 그런.. 꽤나 합리적이고(?) 정신건강에 좋은(?) 생각이있었다.) 인내도 고난도 없는 삶이었고, 단지 부모님눈치가 좀 보이고 이루지못할수도 있는 꿈에 대한 불안이 새벽마다.. 찾아왔을뿐이었다.
처음으로 수업이 이해가안되서 슬프고 나자신이 한심했다.
이때부터 집에 갈 무렵이면 학부모 꿍꿍이 묻는다.
"오늘 어땠던것같니? 수업은 이해가 되니?"
고등학생 꿍꿍이 대답한다.
"화학이랑 유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힘든수업인데도 안졸았어 집중도 잘했구.. 나 잘한것같지않아?"
학부모 꿍꿍의 질책이 시작된다.
"결국 이해못하고 수업을 날려버렸단 뜻이잖아 복습은 언제할거야 지금 너는 지하철로 다니느라 남들보다 시간도 4시간이나 없잖아 언제 다 따라가서 시험칠래? 영어도 해야되고 할거 투성인데 고작 안졸았다는거 하나가지고 칭찬해달라고 하는거야 지금? 7년동안 허송세월했으면 이제는 빡세게 해야지 어디서 자기합리화니? 또 예전으로 돌아갈거야?"
"미안해 내가 더 노력할게.. 내일은 좀더 일찍일어날게.."
이때 나는 1시쯤 자고, 5시50분에 일어나고 있었다. 사실 더 일찍 일어나기란 불가능했다. 난 잠이 매우 많은 사람이다. 언젠가 이것도 내 안의 학부모가 질책했을것이다. 그만좀 X자라고...
이렇게해도 7시에 등원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므로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더 큰 노력이 필요했다. 지하철에서 뭔가를 보려고 했지만 잠은 쏟아졌고 모든상황이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정신상태로 학원과 집을 반복하다보니 스트레스는 점차 쌓여갔고 낮아져만가는 자존감은 날 공격하지않는 대상이 마치 날 공격한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것은 부모님이었다.
언젠가부터 집이 편안하지 않았다. 그저 학원은 어떠냐며 화학과제는 다 됐냐며 묻는 엄마의 말이 "너 내가 힘들게 학원보내고 있는데 이해는 다 하고있겠지? 과제는 당연히 다했겠지?" 라고 들렸다.
수도없이 어렵다고, 문풀속도가 느리고 이해가안되서 다 못했다고 대답하며 내가 힘들어하는거 알면서 왜 내입으로 나의 무능함을 직접 내뱉어 확인사살 당하게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피로가 쌓이는 수요일, 목요일쯤이면 학원을 못가기도 했는데 이런날이면 저녁에 평소먹을수없는 집밥을 먹었다.
아빠가 들어오시고 "꿍꿍이 오늘 학원 안갔네?" 라고 하신다. 이것또한 "기껏 학원비내놨더니 가지도않고 잘하는짓이다 너 원래 집에 이시간에 있으면 안되는 사람이잖아" 라고 들렸다.
모든말이 왜곡되어 들려서 한순간에 집은 숨쉬기에도 벅찬 공간이 되어버렸다.
클라이막스는 코로나사태였다. 1주간 임시휴원에 들어간것이었다.
책과 해야하는 과제를 바리바리 싸들고 집으로 가면서도 내가 과연 이걸 다 할수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않았다. 나는 나를 너무나 잘알았다. 그동안 이렇게 집에가는길 책을 짊어진 어깨가 망할 전두엽(ㅋㅋㅋ)에 배신당하는일은 아주 흔했다. 역시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집에선 공부가 잘 되지않을것이란걸 알기때문에 직업특성상 꽤 자유롭고 조용한 엄마의 직장이 공부장소가 되었다. 공부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엄마가 보실수있게 된것이었다.
전보다 오래, 폰한번 보지않고 집중하는 모습은 부모님입장에서 보기에 꽤나 기분좋은것이었을거다. 크게 티내진 않으셔도 "너 그렇게 폰도 안보면서 오래 한자리 있는거 처음봤다" 등의 말씀을 하셨다.
칭찬은 기분좋게 받아들여야하는데 '공부하는 모습만 좋아하시는구나' 라고 생각되었다. 생각해보면 폰붙들고있고 앉아서 티비보는 자식을 보며 행복해하고 게다가 그것을 칭찬할(...오구구 티비도잘보네 우리딸(???)) 부모가 어디있겠냐만은.. 공부할때 받는 칭찬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공부하고있을때 아무말씀도 안하실때엔 기특함 보다는 언제 내가 다시 고등학생때로 돌아갈지 지켜보고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폰이라도 들고있으면 역시 아무말씀 안하시지만 '저거봐! 쟤 그대로잖아 때가 어느땐데 폰만 얼마를 붙들고있는거야 한심해 역시.. 달라진게없어.' 라는 있지도않은 내면의 말이 들리는듯했다.
항상 얹힌듯한 기분이었고 밥도 잘 넘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나 내 어깨는 또 전두엽에 배신당해(ㅋㅋㅋㅋㅋㅋ) 해야할것의 반도 못끝낸채 열어보지도못한 책들을 도로 학원으로 가져가야했고 그것은 또다시 비난의 화살이 되었다. 내가 나를 비난했고, 짐을 짊어지고 강남으로 떠나는 나를 보는 엄마의 눈이 나를 비난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글을쓰며 생각하면 '저때 정신상태가 아주 난장판이었구나ㅎㅎ' 싶지만.. 그당시에는 부모님의 시선이나 말한마디 눈빛(실제로는 아무의미없는)이 모두 힘들었고 원망스러웠다.
그러면서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분들은 내게 치과의사가 되라 강요한적이 없었고, 오히려 우리집이 좀 어렵다고해서 너가 꼭 돈을 잘벌필요없다고 노후대비책이 많이있다고 안심까지 시키려 했었다. 다 내가 자초한일이고 내가 품기 시작해버린 꿈이었으며 그를 달성하기위해 해야하는 당연한 일을 내가 못하고있는것이니 원망할것은 부모가 아닌 나자신뿐인것이었다. 참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또 깊이 가라앉아 문제는 결국 나인데 죄없는 부모님만 원망하고앉았다고 나를 질책하는것이 이 반복되는 사이클의 결론이었다.
그 사이클에서 어찌저찌 벗어나 생각해본 문제의 원인은 고등학생때 체념해서 아무말씀 안하시던 부모님과 지금의 말없는 부모님을 구별할수가 없다는것이었다. 고등학생때 공부안하며 고통받던 내가 남아 현재의 나에게도 영향을 주고있었고.. 당연히 지금도 나에대해 똑같이 생각하실거라고 추측했다. 어쩌면 아무생각이 없었을수도 있고, 어쩌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을수도 있는데 말이다.
말을 하지않는 다른사람의 생각은 마음대로 추측해선 안되는거였다.
직접 묻지않고서는 알수없는것이 당연했고 내마음대로 단정지어버리는것은 아주 이상한것이었다. 일단 내가 제일 괴로웠고 매순간 오해가 생겼다. 뭐라한적도 없는데 딸 마음속에서 악질부모가 되어버린 부모님은 또 뭐가되는가..
결론은 그저 솔직히 물어보고 솔직한 답을 들으면 되는것인데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렸다. 저 짓거리를 몇번 더 반복하며 속을 뭉개다가 어느순간 그냥 물어보면 되는건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 다행인 일이었다. 지금까지도 그러고있었다면 매우 힘들었을것이다. 그렇게 어느날 밤, 요즘 나에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한심해보이진않느냐고 물었고, "항상 다 좋았다고는 못하지만 오랫동안 공부하는걸 보고 신기했고 약이 약효가 있나보다 싶었고.. 어쩌면 쟤가 진짜 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커진 기대가 나를 힘들게할까봐 기대하지 않으려 했다고 했다.
심지어 고등학교때에도 체념한것도 사실이고 한심했던 순간도 있었으나 그 바탕엔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하는 걱정이 있었다고 했다.
나를 놓고 속으로 비난하거나 빈정댄적은 절대로 없었다고 하셨다.
알고나니 죄송했고 고마웠고 다행이었다. 그동안의 내 생각을 아신다면 엄마아빠가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기도 했으나(...ㅠ) 결론이 내려져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부모님은 언제나 나를 응원할것이고, 설령 내가 또 이전처럼 행동한다해도 변함없이 사랑하실거란걸 알게되었으며 나를 향했던 비난은 모두 내가 만들어낸것이란걸 알게되었다.
그동안 내가 긍정적이며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해왔던게 완전히 무너졌다. 그것은 아마 남들에게 보여지고싶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알지못한채 좋다고 착각하는것보단 바닥이 드러나더라도 잘 알고 그에 대응할 방법을 찾는것이 나았다.
지금도 나는 매일 나와 싸우고있고 비난의 화살이 매순간 나를 향하지만 그래도 내가 이렇다는것을 안다는것 만으로도 그것에서 좀더 쉽게 빠져나갈수 있게되었다.
또한 거처를 학원근처로 옮기며 약을 먹고있음에도 뜻대로 안되는것이 너무도 많아 힘들고 다시 나를 비난하게되고.. 그러다 또다시 엄마의 말을 확대해석하게되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이렇다는것을 알기때문에 '내가 또 그랬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그 다음의 해결방안을 찾을수있었다.
사람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기위해 노력중이고 헷갈릴땐 속으로 생각하고 추측하기보단 내가 느끼는 바를 말하고 상대의 뜻을 그의 입을 통해 직접 들으려 하고있다.
너덜너덜해질때까지 비난하기보다는 지금바로 일어나 행동하려하고있고, 다음날엔 더 잘하자고 생각하고있다. (글쓰는 지금도 맨날 그렇게 생각만..? 이라는 혼잣말이 또 떠오르는건 아직 어쩔수없..는것같다..ㅠ 그래도 하다보니 비난의 강도는 많이 약해졌다.)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 내가 나를 칭찬하게될 날도 오지않을까...
낯간지럽지만 지금 칭찬해보려한다.
이만큼 오느라 수고했고 잘했다고.
난 그동안 많이 발전했고 더 나아질것이며, 언젠가 또다시 힘들어져도 그동안 이만큼 했으니까 그때는 더 빨리 일어날것이라고 나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없길 바라지만 혹시 여기에 나와같은 분이 계신다면.. 부족한 글이지만 이 글을 통해서라도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편안해지시길 바란다.. 모두들 행복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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