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JqAjxmMJo1HJpxXpx3QAoNfjWpknAkv5 일단 오늘 1부를 보게되었다. 보니까 여러생각이 들어 그냥 블로그에 남겨본다.
원래 나는@로 인해 어릴 때부터 교우관계가 원만하지는 못했고, 집에 TV도 없었고 컴퓨터가 잠겨져 있어서 인터넷도 거의 학교도서관에서 해결했었다.
대신에 맛들인 것이 글이었다. 아침마다 신문은 다는 아니더라도 중요한건 꼭 읽고 수업시간에 국어시간이면 일어나서 다른 애들이 음독할동안 진도 나가는 거 빨리 읽고 다른 페이지 소설읽고 또 딴거 읽고 아니면 과학교과서 구석에 적힌거 읽고 기말진도에 안나지만 내가 좋아하는 파트 혼자 읽고 수학익힘책 걍 풀고 그래왔었다. 그렇지만 성적은 그래도 개판이었다. 문제를 안 풀고 개념은 안 외웠으니까.
내게 이런 시절은 행운인걸까 아니면 불행인걸까 지금도 나는 진득하게 문제풀고 외우고는 지금도 힘들다 겨우 앉아서 훈련하는 느낌으로 버티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추상화가 많이 필요한 문제나 빠른 추측과 도출을 해야하는 퀴즈들이라면 메모하며 진득하게 재밌게 풀수 있다. 글도 마찬가지 나중에 이게 시험에 중요하지 않은거라면 글이 길든 짧든 그냥 잘 읽는다. 읽는 건 어찌되었든 재밌으니까. 태국 민주화 운동 뉴스들 보면서 봐야하는 한국사 문제들은 집어치우고 태국근현대사 읽으며 얼마나 재밌는가 어차피 불이익도 없다, 시험이랑 상관 없는데, 기사실기 펼쳐놓고 이젠 또 자료구조론의 추상적 심화 개념에 관한 글들 읽고 앉아있다. 또 어릴때 버릇 어디 안 간다. 외우는 건 싫지만 도피하며 다른 - 적당히 쉽고- 어려운 거 읽는 건 재밌다. 또 도피한다. 날 만나온 선생님들은 항상 성실한데 왜 성적이 이러냐 의문 가지시고 안타까워하셨는데 지나놓고 보니 그거 다 @였나 싶다. 성인되서 안 것이 억울해도 어쩌겠는가 오히려 20대때 알아서 다행일지도.
반년전 받은 웩슬러 지능검사의 결과지를 어디다가 놓았는지 기억은 안 나서 정확하지 않은데 아마 나의 잠재지능 자체는 굉장히 높지만, 언어지능은 살짝 아쉬운 정도인 것은 그렇다 쳐도 전두엽의 활성화 능력이 떨어지고 특히 안 좋은 것은 단기기억능력이었다. 지각추론이랑 단기기억 이 양 점수가 극과 극으로 30점 이상 차이가 났던거 같다. 항상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들었던 말 '애가 정말 똘똘한데 왜 점수가 안 좋을까' 당연하지 단기기억력이 낮아서 외우고 집어넣는건 재미없는데 그냥 이해하는 과정은 재밌으니까.
그래서 저 EBS 당신의 문해력을 보며 드는 생각은 사실 이거다. 후에 독서가들이랑 비독서가들 불러놓고 비교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글을 읽은 후 해당 글에서 배운 것을 요약해서 써내고, 전두엽 활성화정도 측정하는 시험하는데, 나 그래도 책 많이 읽었고 좋아헸던 나는 어디에 속할까 1년에 70권 읽는 사람쪽일까 1권 읽는 사람들 쪽일까... 이해는 확실히 간다. 국어는 단순히 단어 많이 앍고 성적을 위한 것이 아닌 타인의 개념을 익히는 도구이자 매체이다. 언어를 잘해야 다른 학문들의 언어를 빠르게 체득할 수 있고, 그 학부모들이 난리치는 영어도 국어가 선행되지 않으면 타고나거나 다른 환경적 행운이 따르지 않는 이상 결국 개념적 이해 없이 시험을 위한 영어만이 남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프로그램도 그것을 걱정하여 문해력이라는 키워드 아래 경각심을 가지자는 교양 방송을 만든 것일까 싶다. 다만 아쉬운 것은 독서가들이랑 비독서가들을 비교하는 시험 부분이었는데, 분명 나는 비독서가들의 성적이 나오리라는 예상이 갔기 때문이다. @도 @의 전두엽인 점도 있지만 단기기억력이 그렇게 엉망인 내가 요약하라고 하면 한줄 쓰면 다행이려나 싶었다.
그래서 나는 저런 부족한 단기기억력의 부분을 보태기 위한 방법으로 사전을 찾는 습관이나, 읽은 후에 아무 사람 붙잡아 놓고 기억나는 문구가 있는 페이지를 다시 펼치고 읽고 인용하면서 내 생각을 흥분아래 상대방에게 설토하며 타인의 의견까지 취합해 나의 개념으로 다시 기억한다. 이러라고 진득하게 기억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내 부족한 전두엽을 채워온 방식이 아니었나 싶고 읽은 글을 내 것으로 만드는 법이었다. 물론 이 방법은 내가 부족하다 생각해서 만든 방법이라긴 보단 그냥 원래 내 습관이고 그냥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서 하는 짓이었다. 여튼 저런 테스트로 정말 문해력 측정이 가능할까? 란 의문이 풀리진 않았다. 그럼에도 전문가가 운영할테니 내 의문은 큰 문제가 아닐거란 생각도 든다. 어쨌든 내가 저 방송을 보면서 찔리기보다는 글 좋아하는데 왜 난 공부 힘들어하는지에 대한 가벼운 의문이 들었으니.
후에 댓글이나 트위터에서 반응들을 살펴보니 신세대의 문해력에 대해서 걱정하는 사회분위기 속에 적어도 중장년층보다는 청년들이 학업성적이 더 좋다는 반박도 계속 보이고, 오랫동안 일하는 현장 교욱자들은 실제로 심각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제법 보이고, 한자 교육 강화 외치는 사람도 보이고... 아쉬운 것은 기성세대들의 반응들도 역시 성숙하고 싶은 논의를 보여주지 못하는 인상을 받았다. 문해력에 따른 2.7배의 소득격차를 언급하며 어쩄든 공부에, 입시에, 성적에, 승진에 방해된다...라며 사람들에게 미끼를 던진 이 방송이란 점이 말이다. 역시 문해력의 중요성에 대한 호소도 성공만능주의적인 접근밖에 없는 것일까... @ 이전에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여러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