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미치지 않는가. 모던 조회수 21 2018-08-13 02:02:48 |
시험이 다가올수록, 미묘한 감정 진폭이 점차 강해짐을 느끼는 그런 나날을 살아가고있다.
결국 스스로, 유예라는 정신 도피처이자 이 지옥을 잠시나마 벗어날 비장의 카드마저 내밀었지만, 이미 제지를 져버린 심장은 터질듯이 요동치기에만 바쁘다.
처음, 동차합격이란 다짐을 가슴에 새기고, 그 누구보다 냉철하게 수없이 나를 채찍질 하며, 피학적인 나날, 피를 꽉 머금은 입술로, 그렇게 여기까지 왔는데,
어느날, 가시가 잔뜩 박힌 이런 나 때문에,
하염없이 우는 그 사람을, 나는, 차마 잡을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거울 속에, 상처투성이로 곪아터져 누리한 냄새가 진동하는, 너털짝이 없는 마음을 부여잡고는, 숨가삐 헐떡이며 조금만 더.. 라고, 결국 스스로에게 미침을 강요하고 있는, 그런 불쌍한 녀석이 그때부터 조금씩 보이더라 싶었다.
무슨 대단한 시험인 것마냥.... 분명 한심하기 그지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미친짓, 이 광기가, 너무나 편안하기 그지없는거겠지.
하지만, 결국 나는 완전히 줄을 놓을수는 없을 것이다.
팽팽하게 붙잡고 있던 이 손목의 힘줄이, 하나하나 잘려나가진 않는 이상, 이 줄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으니까.
정신줄 놓고, 하얀벽을 지고 살기는 죽기보다 싫으니까.
미친척은 해도, 진정으로 미치기는 싫으니까.
...그래서,
이제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어느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 어느, 그 누구에게도 더 이상..
미치지 않을거다.
나는 미치지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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