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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짜증이 나서 써보는 글
Level 3   조회수 35
2018-10-11 23:36:18
오늘은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이 짜증나는 감정을 푸는 건 글을 적는 것뿐이라

뭐라뭐라 적어봐야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짜증에 전염될 수 있으니 유의바랍니다.

 

#1

여성호르몬의 장난질이 10일째 계속 되고 있습니다.

짜증...

 

#2

허리를 살짝 숙였다가 일어나는데

그만 몸이 균형잡는법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발들끼리 서로 꼬여 한쪽 발이 반으로 접혔습니다.

아픕니다.

찌릿찌릿

짜증

 

#3

남자친구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퍽'

갑자기 나무에서 무언가 떨어져 제 뺨을 때리고 갔습니다.

뺨이 얼얼했습니다.

짜증

 

#4

군대 갔던 1학년 동기들이 슬슬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친했던 애들과 1년 반만에 술마실 기회가 생겼습니다만

발 때문에 저 빼고 모입니다.

하...

짜증

 

#5

엣취 콜록

목이 아파 죽겠습니다.

짜증

 

#6

만사 귀찮습니다.

만사 귀찮은 내 몸이 짜증...

 

#7

방안이 난장판이라 방안을 돌아다니기가 힘듭니다.

널브러진 물건을 피해 걷다가 괜찮은 한쪽 발 마저 다쳤습니다.

짜증

 

#8

아픈몸을 이끌고 가기엔 샤워실이 너무 멉니다.

씻는 건 포기해야겠습니다...

 

#9

앞으로 어떤 좋은 일이 오려고 이렇게 짜증 나는 일들이 자꾸 생기는 걸까요?

그동안 발의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서 발이 파업을 한 걸까요?

이 외롭고 허전하고 심심한 마음을

술과

초콜릿으로 달래봅니다.

만 달래지진 않습니다.

뭐 그래도 별 수 있나요.

나는 또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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