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친구들과 다녀왔습니다.
여태까지 친구들과 다녀왔던 여행들을 생각해보면
강원도, 부산, 전주, 제주도 등등 이었는데
어느 곳 하나도 제가 먼저 여행을 가자고 해본 적이 없어요.
머릿 속 사전에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는 것 같거든요.
요 근래 아침님 글을 블로그에서 봤는데 아침님도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더라고요.
저도 가만 생각해보면
친구들이 먼저 제안하면 저는 그냥 따라가는
수동적인 태도로 여행에 임하고 그랬죠.
약간 이런 태도였어요.
‘나는 여행 가는 것이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갈거면
나는 몸만 가겠다. 짐도 최소한으로 하고 필요한 것은
너희들 것을 빌려서 쓸 것이다. 돈만 내면 니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출발 장소랑 시간만 공지해달라.’
여행이 어디가 어떻게 뭐가 좋은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
강원도 여행, 부산, 전주, 제주도, 내일로 등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들이 먼저 가자고도 했지만 뿐만 아니라
그 모든 준비 과정 중에 제가 참여한 부분이 1도 없었습니다.
정말 1도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민망합니다. 저는 그냥 돈만 내고 몸만 따라갔어요.
당시에 같이 갔던 친구들이 모두 다르지만
신기하게도 그 사람들은 여행을 매우 좋아했던거 같아요.
단지 계획만 짜는데도 오히려 들떠서 점점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
옆에서 저는 그저 신기하게 얘들이 숙소 찾고
음식 찾고 명소 찾고 표 예매하는 것을 지켜만 봤어요.
…첫날은 어디에 몇시에 가서 무엇을 먹고 뭘 할거고..
..둘째날은 어디에 몇시에 뭐를 타고 가서 뭘 먹고 뭘 할거고…
…셋째날은 어디에서 차를 빌리고 뭐를 쓰면 할인이 더 좋고..
…재잘재잘재잘 듣다가 저는 그냥 멍해지고…
날짜 정하고 표를 예매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걸 내가 했으면 토나올 것 같다.” 이러고 앉아있었죠.
신기해가지고 눈 동그랗게 뜨고 카페에서 빨대로 음료수나 빨면서
한 번은 부산 벽화마을에 갔었어요. 감천 문화마을인가…
버스에서 내려가지고
‘와 다 봤다, 이제 돌아가자. 나머지는 다음 로드뷰로 봐야지’
저 혼자 우스개 소리로 웅얼거렸는데 그걸 들은 친구가 정색하더라고요.
이 부분이 아침님이 쓰신 글을 보다가 공감이 가서
뒤통수가 뭐로 한 대 맞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 부분이거든요
“사진으로 봐도 충분한 걸 왜 굳이 가서 봐야 돼? 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으로 다음 로드뷰 어쩌구 했던 얘긴데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은 여전히 휴약 중입니다.
저도 여행욕구 없는 @이에요.
얼마전에 일본여행 갈때 치두님과 같은 포지션 이었어요..ㅎㅎ.. 친구들이 가고 싶었던 곳 따라 다니는것 그것만으로도 재밋을꺼 같고 .. 가고 싶은 애들이 알아서 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방했고 다니면서도 지하철 역찾고 표사고 뭐하고 이런중요한 일들 멀찌감치 지켜보고…ㅋㅋ ㅋ.. 말실수 해서 분위기 싸하게도 만들어 보구.. 눈치없이 기념품샵 오래 구경하다가 애들 한참 기다리게 하고 그랬어요.. 애들이 착해서 다음에 또 여행가자고 하는데 미안해서 또 못갈꺼 같아요ㅎ 여튼 엄청 많이 공감되는 여행썰이네요 .. 여행은 가보면 또 좋은.. 그런거 더라구요ㅎ..
부산시민입니다…여행 일반에 대한 글이기는 하지만 감천문화마을은 마케팅만 있고 가서 신나게 노는 사람은 있어도 거기가 실제로 문화마을은 아니라고 봅니다 ㅋㅋㅋㅋ 그곳에 있는 것은 버스가 힘겹게 올라가는 고지와 고지와 고지 ㅋㅋㅋㅋ 중국친구 데리고 갔다가 사과했습니다. 차라리 바캉스처럼 한장소에서 계획없이 장기간 쉬는 여행은 어떨까요… (근데 저도 나갈바에야 미니멀한 나만의 집에서 쉬겠어요)
사람마다 가치관이 충분히 다르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이라고 이곳저곳 갔다가 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해외나 국내 다른 지역 가서 아무것도 안하고, 숙소에서 푹 쉬는 것도 여행이니까요.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갈 때는 맞추지만, 혼자 갈 때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휴양 개념의 여행을 좋아합니다 ㅋ
전 여행자체는 좋은데 유명한 관광지(?)들에 비슷하게 느껴요..! 런던에 버킹엄궁 같은곳.. 사진이나 다큐로 봐도 충분한 것을.. 그냥 외국 길거리에 평범한 모습을 여유롭게 보는건 젛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