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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인생의 끝으로 ADHD 삶 시작하였습니다
Level 2   조회수 406
2021-09-19 17:39:59

여기에 이런 글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딘가에는 제 삶을 기록해놓고 싶은데

어디에도 쓸곳을 찾지못해서 여기에 씁니다

도박,폭력 등 안좋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트리거 있을수 있어요!


주절주절 쓰긴 했지만 사실 아무도 안읽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고양이,강아지 영상 보고 이건 보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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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재능이 넘쳤지만 도박에 중독되어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욕설과 폭력을 일삼는분이셨고


저희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통제되며 받는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주기적으로 가출하는 분이셨습니다


저의 어린 시절은 무관심하고 폭력적인 부모님

아래서 물론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엉망진창이였습니다


아침에는 어머니에게 언니처럼 빠릿빠릿 준비하지 못하고 

귀찮게 한다며 물바가지로 머리를 맞았고

주변 사람에게는 딸바보 아내바라기로 소문난 아버지는 

천식이라 쌕쌕거리며 기침을 하는 저에게

시끄럽다고 화내고 울면 운다고 욕을 하였습니다


다방면으로 덜떨어졌으나 그 시절의 장애와는

거리가 멀었던 저는 일반 학교를 진학해

함께 수업을 했지만 이해하지 못하니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학교에서는 숙제를 내줘도

모르니 할수가 없었고 같은반 애들에게 물어봤지만

설명해줘도 이해하지 못하고 바보 소리를 들었습니다

진도가 뒤쳐져 나머지 수업도 했지만 집중하지 못하는 

저를 선생님은 싫어하셨고 매일 매일 출석부로 

머리를 맞고 손이나 종아리 발바닥 엉덩이 등을 맞았습니다


양파같은 향이 강한 거나 물컹거리는 버섯류나

쓰고 비리던 오이 등 못먹는 음식이 많아

식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머니는 도시락을

만들어주지않으셨고 선생님은 급식을 억지로 

입에 먹이고 물로 삼키라고 윽박 지르고

토하면 다시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일삼으셨고


어머니에게 말했지만 니가 잘못했으니 그런거지

괜히 아빠한테 그런 소리 하지마라 엄마 한소리 듣는다

라고 하셔서 아 못하면 맞는게 당연한거구나


나는 맞을 짓을 한거구나 그래서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지만 내가 모자르고 뚱뚱하고 못생겼으니 

선생님과 애들이 날 싫어하고 괴롭히는건 당연하다고 

여겼고 이상함을 알지 못했습니다


제가 모자른건 비단 수업뿐만이 아니라 길을 걷다 

부딪히고 넘어지는건 일상이요 계단에서 굴러 

양호실에가서 치료를 받고 양호실을 나가다 

넘어져 밴드를 붙이고 양호실을 나간지 

5분만에 반대쪽 무릎이 까져서 다시가는 등

온몸이 멍 투성이였고 어머니는 제가 머리가 커서 그렇다고

똑바로 중심을 잡고 걸으라고 했지만 잘되지않았습니다 


집 가는 길을 못찾거나 준비물을 두고 나오거나

거스름돈을 잃어버리거나 하교 전 화장실 가는걸

늘 까먹어 집 가면서 오줌을 지렸지만 어머니는 

병원에 데려가거나 주변에 상담하지않았고


제가 학교 야구장에서 성폭행을 당해

급식실 아주머니들에게 발견되어 연락이 갔을때도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말하면 죽는다며 

제 입을 단속할뿐 다른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뒤로 하교 후 다벗은 변태를 만나거나

트럭이 다가와 길 좀 알려달라해서 보니

바지를 안입고 있거나 잠깐 같이 있자며

따라와서 도망가다가 문방구 아저씨가 도와주시는 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막내 하교할때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니가 집으로 오는것도 똑바로 못해서

내가 나와야겠느냐며 온갖 화를 내셨습니다


운동회 같은 행사나 학부모 회의,진로 상담 

졸업식에도 오지않는 분이셨는데 너무 큰 기대를 했어요 제가

(결국 아버지에겐 어머니가 마중 잘 나와주신다고 하고

혼자 덜덜 떨며 하교를 한걸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울컥)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하는 것 외에

다른 모든것을 귀찮아 하셨는데

그 중 베스트는 식사 였고 너 이거 좋아하잖아

하면서 매일 매일 비빔면만 끓여주셨고

지금은 비빔면 포장지만 봐도 속이 안좋을정도..


비빔면이 먹기 싫어 운동장에서 땅을 파며 찾은 

500원이나 길가다 주운 천원 등으로 떡볶이를 사먹고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시간 떼우다가 집에 들어가서

친구네 집에서 먹고왔다고 하면 표정이 밝아지시던

어머니는 제가 중학생때  집을 나갔습니다


매번 나가던 가출이겠거니 했으나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아버지가 가출 신고를 한 뒤 몇년동안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 *지금은 만났지만 감정이 남아있어서 잘은 못지내는중이예요

ADHD라는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옛날 일 꺼내며 힘들었다 했을때도 이 세상에 안힘든 사람이 어딨냐 다 고생하고 사는거다 넌 아빠를 닮아 의지도 없고 노력도 안해서 큰일인데 아직도 

옛날일로 뚱해있냐 언제 정신차릴래 하시는 분이셔서..)


그뒤로 성인이 된 언니는 꿈을 접고 가장이 되어  

공장에서 돈을 벌었고 번돈은 거의 아버지의 도박빚으로  

뺏겼지만 뺏기지않은 돈을 쪼개고 쪼개 생활하는 와중에도

막내도 중학교 졸업 시키고 공장 보내자는 아버지와 

용감히 싸워 고등학교 진학 시키고 매달 5만원씩 용돈도

줬고 저는 그 돈을 학교 애들에게 상납해 중학교 3학년 부터는 

괴롭힘 없이 은따로 지낼수 있었습니다

( 나중에 물어보니 어릴때부터 주변에 친구가

많던 언니는 집보다는 밖에 더 자주 있어서 

제가 엄마를 너무 좋아해서 집에만 있는줄 알았대요

동생이 엄마 껌딱지 였는데 혼자 있는게 너무 안쓰러워서

용돈을 줬다고...언니가 속상해할까봐 군것질 사먹었다 했어요ㅎ)


깨진 독에 물이 안차듯 도박을 끊지못하는

아버지 때문에 상황은 더 안좋아졌고 언니의 돈이 모이기는 커녕

바닥까지 긁어서 도박을 한 결과 집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은 다 까이고 기초생활수급자로 동사무소에서

배급 받은 도시락 라면 스팸 등 받은것도 

동네 슈퍼에 팔고 그 돈으로 도박을 하러 가는것을

본 언니는 얼마 뒤 홀연히 집을 나갔습니다


절 두고 간것에 약간 서운하기는 했지만 충격받진 않았습니다 

남들보다 잘하는것은 커녕 들어가는 직장마다 1인분의 

일도 못해 한달을 채 못버티고 잘렸고 현실 도피로

게임만 하는 동생이 언니 눈에는 리틀파파로 보였을테니까요


언니가 집을 나간 후 아버지는 

"직장도 번번히 잘리는 마당에 니가 어디서 

뭘 할수있겠냐 나대지말고 공장에서 돈벌고

밥 하면서 효도나 해"라며 매일 제 자존감을 

녹이는 말을 했고 제 돈으로 대박을 터뜨려

남부럽지않게 살게 해주겠다고 갈취해간 돈은

휴짓조각으로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회사에서 잘리는 다음날은 동사무소로 

끌고가 이런 ㅂㅅ이 돈을 벌 능력이 있어보이냐며

전시하고 쪽팔림 주고 국가는 이 ㅂㅅ을 데리고

사는 늙고 병들고 불쌍한 자신을 먹여살릴 의무가

있다며 돈과 음식 등을 뜯어냈고 그게 미칠듯이

싫었지만 이 상황을 해결할수있는 방법이

그때 당시에는 사고를 당하거나 돌연사 하는거

외엔 없다고 생각했고 제가 벌어오는 족족 도박으로

다 잃어 빈손으로 오는 아버지에게 반항도 했지만 

그때마다 심한 욕설과 폭행을 당했습니다


어느날 하루는 반항하다 손가락이 반대로 돌아가고

발목이 부었는데 문득 " 아 내가 그동안 이렇게 안된것은 

특별히 예쁨을 받아서가 아니라 언니가 있어서 였구나"를 

깨닫고 제 무능력함에 울며 잠을 못자고 있는데


옆방에서 아버지가 도박하다 알게된 사람과의 통화에서

사채를 그것도 막내딸 명의로 내서 대박을 터뜨릴거라는

얘기를 듣게 됬고 그 날 새벽 저는 팬티 세장 

브라 한장,목 늘어난 티셔츠 두장에 낡고 헤진 바지 

한장과 3만원을 들고 대책없이 집을 나왔습니다


뒤를 돌아보면서 뛰다 넘어지고 구르다

택시를 잡아 3만원 만큼만 달려달라고 했더니

아저씨는 버스터미널로 데려가주시면서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힘내라고

돈을 받지 않으셨고 처음 받는 친절에

새벽에 여자화장실에 숨어서 울다가 

온라인 지인에게 사정을 말하고 


지인이 살던 원룸에 들어갔고 생산직에 지원해

일하고 받은 월급이 온전히 제 통장에 들어왔고

아무도 제 월급에 손을 대지 않으며

제 맘대로 할수있다는 사실이 이 돈을 맘대로 

써도 때리거나 욕하는 아버지가 없는 

꿀같은 자유에 눈이 멀어 제 주제를 잊고

흥청망청 소비를 해댔고  그 결과 원룸에서 지낸지


세달정도 됬을 무렵 지인이 저에게 사정생겨 

본가로 돌아가게 됬으며 원룸은 곧 계약 종료가 

될것이라 방을 비워야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세달동안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방세와 식비를 제외한 모든 돈을 탕진해버린 

저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라 넋이 나가

어쩌지 어떻하지 어떻하면 좋지만 중얼거리고 있을때


한 경찰에게서 연락이 왔고

너의 아버지가 널 실종 신고 했다

너희 사정은 잘알고 있으니 겁먹지 마라

너도 이제 성인이니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 한다면 

너의 위치는 말하지 않겠다 라고 하신 후


언니의 소식은 알고 있느냐 원한다면 

언니에게 네 소식을 전해줄 수 있고

만나게 해줄수 있다고 해주셨습니다


언니가 너무 너무 보고싶었지만 

잘 살고있는 언니에게 짐이 되는건 아닐까

고민하다 이대로는 꼼짝없이 무일푼 노숙자라

염치 불구 그러겠다 했고 언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니는 아버지의 도박 빚을 해결하려 

투잡을 하다 병을 얻은 상태였고 저는

노숙자가 되기 싫어 언니를 잡았지만 이대로

짐이 될순 없기에 열심히 구인구직을 시작했으나


기술도 없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98kg 돼지라 

가는 면접마다 떨어졌고 어쩌다 붙은 곳에서도

손이 느리고 자주 딴생각을 하며 물건을 잃어먹고

알려준걸 까먹는 등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잘렸고

잘리지 않아도 일을 정말 못했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불만 섞인 험한 말을 

참지못하고 그만뒀습니다


돈을 못벌어온다면 집이라도 잘 치워야하는데

제 주변은 늘 쓰레기장이였고 물건을 제 자리에

치우지 못해서 깔끔한걸 좋아하는 언니와 

 365일 중 절반을 다투고 혼나고 울고 고치겠다 했고


일주일 뒤면 까먹고 또 혼나고 싸우고 울고를 반복

제 자리...돈을 못벌어도 뭐라고 안하는 언니가

딱 하나 원하는게 깔끔한건데 그거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제가 싫고 또 언니가 날 두고

도망가면 어쩌지하고 불안해하면서도


사실 나는 물고기가 아닐까 나는 바다에서

살아야하는데 밖으로 나와서 숨도 못쉬고 뻐끔뻐끔

꾸역 꾸역 살아가는게 아닐까 어느날 우연히 

내가 수조에 빠졌는데 아니나 다를까 물고기계의 

천재여서 바다로 스카웃 되는거지 같은 인생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 망상을 자기전까지 하거나 

사지도 않는 로또 당첨이 되면 뭘 살까 같은 

현실 도피에 빠져 인생 낭비를 하고 


스트레스 해소를 게임 과금이나 이것 저것 

쓸모없는 쓰레기 충동 구매로 하다가 생긴

갚아야할 신용카드 빚만 500이 되었을때...

(ADHD는 신용카드를 만들면 안되는 법을 만들어야...)


이대로 살면 미래에 정말 된다! 노숙자! 싶어

안까먹는 방법 ,집 치우는 노하우,저축하는 방법 등을

검색하다가 유튜브에서 ADHD 영상을 보게 됬는데


증상들을 보니 이 증상을 빼면 내가 존재하지 

않을정도로 사실 ADHD가 나 자신인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딱 맞아서 언니에게 얘기했고


어? 이거 넌데? 누가 우리 동생 사찰했어

집에 CCTV가 있나? 같은 농담따먹기를 하며

병원을 알아보고 알아보는 중에도 

"랑이님은 도박 중독 아버지 유전으로

구제불능에 게으르고 뚱뚱한 돼지 입니다

병이 아니고 그냥 게으른거예요 노력하세요"

하고 진료비만 와장창 뜯기는 상상을 했지만 ADHD였습니다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의문이 풀리고

저에게 향한 비난들이 사실 병의 문제 였다는걸

안 순간 느껴진 안도감..해방감과 약을 먹자마자


아, 사람이 이렇게 조용하게 살수있구나

내 엉덩이가 이렇게 가볍다니,시킨 일을 바로 했어!

영상을 끝까지 봤어!,시킨걸 안까먹었어!!

쓰레기통을 비우고 페트병에 물을 담아놓고 

화장실 다녀오면서 자연스럽게 챙겼어!

천장이 낮은 건물에서 일어설때 머리를 박지않고

걷다가 간판이나 식탁에 다리를 부딪히지않아! 

"당기시오"에 밀지않고 "미시오"에 안당겼어!!!


2달하고 보름동안 사소하지만 매일 나아지는 

제 자신이 놀랍고 신기하고 약 효과가 느껴질때면

신남을 억누를수가 없다가도 안되던게 조금 씩 되다보니 


내심 기대를 했던건지 더 잘하고싶고 조바심나고 화나고..

밤만되면 나에게 무관심했던 부모님을 원망하고

내가 더 나아지지못한것은 모두 부모님 탓이라며

남탓 하고 실망하고 그런다고 나아지는것은 

아무것도 없는데...다른 ADHD분들은 다 1인분

이상을 하며 잘 살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사는 이유는

내 노력이 부족해서 일수도 있는데 말예요


매일 같이 못하던거였는데 새삼 못하면 자책 하고 

이제 서른인데 어쩔래 어떻게 살래 싶고 

앞이 벽에 막힌것 처럼 답답하고 우울이

갑자기 팍 눈앞에 찾아와 속이 갑갑하고...


그치만 이렇게 우울이 저를 잠식하고 

지구 반대편까지 파고 들어가려 할때면 

제가 살면서 인생에 도움 받았던 순간들을 생각해요


스토킹하던 남자를 막고 경찰을 부르고 

절 진정 시켜주신 문방구 아저씨 

도망치는걸 어찌 아셨는지 이동하기 편하도록

버스터미널로 가주시고 돈도 안받으신 택시 아저씨


어떤 이득이 없었을텐데 쌩판 남을

걱정해주고 불안해하지말하고 해주고

하나뿐인 가족을 만나게 해준 훌륭한 대한민국 경찰님과

우당탕탕 엉망진창인 동생을 여태까지 키워주고 돌봐주고

지금도 매일 매일 참을 인자를 새기며 동생을 안죽이는

친언니 그리고 온갖 히스테리 부려도 ADHD라는걸 밝힌 후에도

내 곁에 있어준 친구를 떠올리고 ADHD라는 병은 

나을수 있는 병이다 노력하면 변할수 있다는 

이 사실을 곱씹으면서 힘내려구요 깜깜한 인생에 

빛과 함께 밧줄이 내려왔는데 이 기회에 열심히 타고

위로 올라가봐야죠!! 저녁에는 이유없이 펑펑 

울지만 그래도 점점 나아지겠죠? 그랬으면 좋겠네요!!! 


이 사이트를 알게되서 올려주신 사연들을 읽는데

정말 저랑 똑같거나 비슷한 문제와 고민들을

적어주셨고 그걸 읽는것만으로도 의지가 많이 됬어요


이 사이트를 만들어주신것에 감사하고

오래 오래 유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저도 행복해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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