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블로그

명예의전당



글보기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를 아시나요?
Level 3   조회수 169
2021-08-24 18:17:59

 저는 음반(CD)를 종종 사곤합니다. 사실 저는 MP3 세대라서 mp3 음원을 MP3 플레이어에 넣고 음악을 들었죠. 

제 또래 중에 CD를 사서 음악을 듣는 친구는 딱 2명 봤고, 그 친구들이 유별난 경우였습니다. 

런데 얼마 후, 저 역시 실제로 만질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CD를 소장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산 CD는 김연우의 3집 <사랑을 놓치다> 였습니다.


함께 구입한 소니 CD 플레이어에 CD를 넣고 헤드폰을 쓴 채, 책장 어느 지점에 시선을 둔 채 음악에 집중했습니다.

그동안 음악 감상이라고 하면, 제 일상 속 배경음악과 같은 존재였지만

이번엔 음악 자체가 주인공이었습니다.


CD 플레이어에 CD를 조심히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CD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곧장 여러 소리들이 섬세하게 어우러져 제 귀로 전달되었습니다.

1번 트랙이 재생됩니다. 

어떤 음악을 어떤 순서로 넣을지 수 없이 고민했을(아닐 수도 있지만 ㅎㅎ) 아티스트의 생각을 따라 음악을 듣습니다. 


파일을 변환하거나 압축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손실되는 과정을 많이 거친 MP3 파일과 달리

CD는 더 많은 소리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나서 많지는 않지만, 꼭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CD 앨범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여름,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Back to Black>이란 앨범을 구입했습니다.


27살의 나이로 알콜 중독으로 사망한 그녀는 2008년에 <그래미 어워즈>에서 여성 최초로 5관왕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타가 됩니다.

그녀를 그 자리에 있게 만들었던, 앨범이 <Back to Black>이었고, 그 중 메가히트를 쳤던 트랙은 "Rehab" 이었습니다.


사실 그녀는 2011년에 사망했고, 워낙 해외 gossip기사에 많이 등장했기에 알고는 있었지만, 그녀의 음악은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다 저는 운 좋게 그녀의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21세기 명반"이라 불리는 그 앨범을 구입하게 된거죠.


앨범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어리지만 그녀의 깊은 목소리, 솔직한 가사, 풍부한 멜로디, 녹음과정 잡음을 그대로 넣는 로파이(Lo-fi) 스타일이 음악 문외한인 저한테도 잘 전달되었습니다.

그녀는 모든 노래를 직접 만들었고, 만들어진(상품화된) 음악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그녀가 사망한 후 개봉했던 <Amy>(2015) 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저 난폭하고, 문란한 미치광이로 미디어에 비춰지던 그녀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던거죠.


어린 시절 불우한 환경으로 부모님 대신 할머니 손에 컸고, 우울증과 섭식장애(폭식증)을 앓았다고 합니다. 

그저 노래하는 것이 좋았던 소녀가, 대형 기획사에 발견된 순간 그녀는 대중 앞에서 원치 않는 공연을 지칠 때까지 해야했습니다.

그녀가 만난 남자로 인해 치사량에 가까운 마약을 흡입했고, 그녀를 돌보지 않았던 아버지는 그녀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녀의 삶이 어떠했는 지를 자세히보고, 그녀의 음악이 어떻게 탄생했고, 

그녀가 얼마나 두려움에 떨며 살았을 지를 떠올리면

그녀의 음악이 단순한 음악이 아니고, 그녀의 메세지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을 이래저래 판단하는 수많은 미디어, 

사랑을 갈구했던 이들로부터 받은 배신, 유혹

자신을 존중해주지 않는 수많은 익명의 존재들...


이런 고달프고, 불행한 삶을 살다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

잔인하게도, 그 사람에 대한 동정이나 안타까움에 앞서서 사람의 인생이란 그저 고통 그 자체가 아닐까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단순히 '인과응보'같은 인간사의 사고방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흐름 속에서

한 인간이 처절하게 고통받는 것은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어보이거든요.


오늘 다시 한번, <Back to Black>을  들어봅니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