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만개한 길에 운구차가 돌아다녔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화려한 봄날에 운구차라니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나 또한 불사신이 아닌 인간인 이상 언젠간 생을 마치게 될텐데 내가 죽는 날의 계절은 언제일까, 하고 생각했다. 일단 겨울만큼은 절대 아니었으면 한다.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기에. 꽃이 만개한 화려한 봄도 괜찮겠다 생각했다. 여름은 어떨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여름도 나쁘진 않겠구나 싶다. 흔한 멜로영화처럼 누군가의 기일인데 하늘에 구멍 뚫린 듯 비가 오는 것. ...역시 별로인 것 같다.
그럼 가을은 어떨까. 원래는 겨울의 입구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리 좋아하는 계절이 아니었는데 산책을 다니면서 가을을 조금은 좋아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가을도 썩 내키진않는다. 햇빛 가득한 화창한 날이면 좋겠다. 물론 봄은 봄비, 여름엔 장마라는 함정이 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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