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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콘서타 복용 일기(1일차~6일차)
Level 2   조회수 796
2020-08-09 01:59:13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후반이라는 조금 늦은 나이에 성인 ADHD 확진을 받고, 콘서타 18g를 처방 받았습니다. 진료 후, 풀배터리 검사 예약, 1주일 뒤 검사 했으며 2주 뒤 결과가 나와 결과를 바탕으로한 설명과 상담을 진행 했습니다. 첫 정신의학과 내원이였지만 꽤 좋은 의사를 만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제가 콘서타 복용일기로써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이며 개인적인 글이며, 반말로 저술하였으니 양해 부탁 드립니다.






#1일차

 첫 정신의학과 내원 날짜는 3주 전이였고, 검사 예약시간을 잘못 알아 못 가는 바람에 일주일 뒤로 미뤄져서 2주 전에 다지능검사를 하였다. 클리닉에서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상담 받으며 약을 처방 받았다. 콘서타 18g부터 시작이고 약효과는 보통 12시간이며, 처음 복용 후 3시간 정도는 약하고 후에 7시간 정도는 강하다고 하였다. 

 

 오후 3시에 20분에 콘서타 18g 약을 복용하였다. 복용 후 3분 정도 지났을까? 갑자기 보이던 시야가 총명해졌다. 또렷해진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였을까 싶다. 갑자기 영어 지문이 읽히기 시작했다. 원래 같았으면 읽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주위가 밝아지고 한 부분에 집중이 잘 됐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책도 잘 읽혔다. 평소였다면 반페이지 정도 읽고 책을 덮었을 것이다.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이다. 너무 신기하다. 그리고 또한 청각 집중력이 높아졌다. 버스 안에 사람들 대화가 잘 들리기 시작했다. 시끄럽고 어순했던 생각들이 정리 되기 시작했다. 계획적으로 생각을 이어나갔다.

 

 만성적인 불편감과 짜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계속 머리 속에 돌아가던 정리 되지 않은 생각들이 사라졌다. 확실하게 무엇을 기다리고 계획하는 것이 순차적으로 될 수 있게 되었고 차분해졌다.

 

 어지럽혀놓고 치우는 행동이 예전엔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새벽 3-4시 쯤 했었지만, 약을 복용 후엔 미루지 않고 즉각 치우게 되었다. 또한 말투 마저 바뀌었다. 살짝 어눌하게 말끝을 흐리는 말투를 가졌었고, 이것이 내 원래 말투나 특징인 줄 알았는데 약을 먹은 후에 또박또박 단어 하나하나 제대로 발음하게 되었다. 현재 잘 만나고 있는 사랑하는 분께서 전화를 할 때 말귀를 알아듣기 힘들어서 몇 번이고 “뭐라고?”를 했던 것 같은데 약을 먹은 후 또박또박 해져서 잘 들려 너무 놀랬다고 하셨다.

 

 정확히 새벽 3시 30분에 몸이 오한이 들더니 전기가 풀리듯이, 마취가 풀리듯이 몸이 조금씩 저리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갑자기 하품이 많이나오고 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감정선과 말투, 말버릇 마저 다시 바뀌었다.

 

 

#2일차

  잠에서 깨자마자 머리 속이 시끄럽다. 인지하기 전에는 이것이 엄청나게 힘든 일인지, 그리고 또한 내가 왜 만성 짜증을 갖고 사는지 인지하지 못 했는데 어제 처음으로 약을 먹고서는 내 머리 속이 시끄럽던게 사라졌었다. 하지만 약이 다 깨자 시작되는 시끄러운 머리 속... 나의 짜증과 피곤함의 원인은 이것이였다. 먹고 안 먹고의 차이를 알게 되자 진작에 병원을 가서 진료를 보고 다지능검사를 맡지 않았을까 후회된다.

 

 6시간 밖에 자지 못 하였는데 잠에서 깼다. 원래 나는 한 번 일어나면 다시 잠들지도 푹 자지 못 한다. 새벽 6시-7시에 자고 오후 1시 쯤 일어나던 내 하루 시간을 다시 앞당기기 위하여 수면유도제도 받아왔는데, 어제 약이 풀리지마자 계속 하품하고 피곤해서 잘 자겠지 했던 마음이 후회가 된다. 먹고 잘걸 그랬다. 약을 먹으면 하나도 안 졸리게 될텐데 약 먹기 전에 자고 싶다.

 

 

#3일차

 

 3일차를 미루고 쓰지 않았다. 일기도 안 썼다. 약효과가 별로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롤을 하던 중 화도 냈었다.

 

 

#4일차

 

 오후 1시 40분에 기상 후, 밥을 먹고 오후 2시 36분에 약을 복용 했다. 그리고 4시간이 지난 6시 50분 가량 손과 발이 조금 심하게 떨렸다. 배가 고파서 그런가 싶어서 삼겹살을 먹었다. 동공에 빛이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삼겹살을 먹은 후 30분 정도 지났을까? 손과 발의 떨림이 멈췄다. 약을 먹은 이후 식욕이 없어서 점심이라고 생각 되는 밥을 안 먹기 일수였는데 어제 3일차 때는 저녁도 안 먹어서 에너지가 없었나보다. 몸에 발열과 발한도 있다. 원래 몸이 좀 냉한 편인 것 같았는데 말이다. 

 

#5일차

 오늘은 사랑하는 분과 데이트 하는 날이였다. 오후 2시 쯤에 보기로 해서 평소보단 일찍 자야하는 상황이였는데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하다가 예정 수면 시간보다 한시간 반 더 이상 하고 잠에 들었다. 아마도 게임 중독을 고쳐야하는 듯 싶다. 충동성은 극감했으니 조금의 자제가 필요한 것 같다. 자제 후 나에게 보상을 주자. 어찌했던 결국 약속 시간을 늦추고 늦게 일어났다. 시간이 없어 아침을 먹지 못 하고 집 밖에 나왔는데 그래서 약을 먹을 수가 없었다. 약을 먹으면 분명 식욕이 저하되서 밥을 안 먹을 것을 아니까. 약을 먹지 못한채 출발해서 그런지 내려야할 버스 정거장을 놓치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고 다시 돌아가느라 20분 가량 늦었다.

 

 결국 오후 4시 26분 육쌈냉면을 먹고 약을 복용 하였다. 너무 늦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음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밥을 빨리 먹고 약을 일찍 먹는 습관을 만들어야겠다. 하지만 오늘은 약복용이 늦었으니 또 늦게 잘 것 같긴 하다. 약을 먹은 후 3시간 정도 지났을 때 동공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 때 있었던 장소가 좀 인기 있는 예쁜 카페라서 그런지 사람도 많고 조명도 많아서 시끄럽고, 눈에 빛이 너무 많이 들어와 피곤해졌었다. 

 

 그리고 굉장히 차분해졌다. 잡생각도 안 들고 화도 나지 않는다. 날씨가 굉장히 습하고 더웠는데도 불구하고 겉으로 느껴지는 표면적인 느낌 정도였을 뿐, 심적으로 짜증이 나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같이 루미큐브도 했는데, 애인님께서 평소 같았으면 화를 냈었을텐데 내지 않아 신기하고 너무 좋다고 하였다. 차분해진 내 모습이 너무 좋다고 하시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오늘 시끄럽고 조명이 밝은데를 다녀와서 그런지 피곤하여 자꾸 하품이 나왔다. 그래도 이제 잡생각이 없어지고 예민하거나 화 나는 부분이 사라져서 좋다. 이젠 낮밤을 바꾸는 습관과 공부를 다시 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6일차

 

 치과에 가기 위해 일찍 일어나서 밥을 먹고 오후 1시 40분쯤 약을 복용 하였다. 가는 동안 힘들지 않았다. 평상시였으면 굉장히 무기력하고 힘들었을텐데 말이다. 아무튼 잘 다녀왔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복용해서 그런지 약을 먹으면 딱! 반응이 바로 오진 않았다. 하지만 체력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예전처럼 조금만 무언가를 해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지쳤었는데, 약을 먹은 이후론 쉽게 지치지 않아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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