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자판을 두들기면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곳은 나의 자취방. 근데 공개 불가 상태에 이를 정도로 엄청 어질러놨다. 덕분에 치우지 못하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이제 뭐부터 치워나가야 하지' 생각하고 있다. 누가 보면 폭탄 맞은 것마냥 난리가 난 것 같은 내 방. 여러 번 내 방에 와서 내가 청소하는 걸 도와줬던 엄마는 한 두 시간 내에 뚝딱 청소를 끝마치던데. 왜 나는 방청소를 하려면 하루 웬종일을 다 잡아먹어야만 하는 걸까. 그리고 또 하나. 방 청소하는 게 나는 왜 이렇게 싫고 귀찮게만 느껴지는 거지. 이 상태로 몇 달이 됐는데도 이러는 걸 보면 내 스스로가 한심하기 짝이 없게 느껴진다. * * * * * 오랜만에 다시 찾아온 애이앱 홈페이지에서, 다른 사람들이 남긴 글의 흔적을 찾으며 반성을 한다. 아, 에이앱에 꾸준히 글이라도 쓸걸.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든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고 발버둥을 치면서 저렇게 애쓰고 있는데, 나는 또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흘려보낸 것 같아서 조금은(이라고 쓰고 '사실은 글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엄청 많이'라고 읽는다) 후회스럽다. '그래도 죽기 직전에 정신차리는 것보단,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정신차리는 게 어디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다시 타자를 친다. 아무래도 지금의 습관을 뜯어고치려면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이 공간의 힘을 빌려보기로 했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는 꾸준히 글 쓰는 사람이 되어야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