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연구생을 한 지 2달 조금 넘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했었기에 우여곡절이 많았다. 논문 하나 읽는 데에도 2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었다. 그리고 ppt에는 오탈자와 오개념으로으로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특히 많이 지적 받았던 부분 중 하나는, 스스로 이해하고 학습한 내용을 한두 문장 및 그림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글을 읽을 때 거시적으로도 보고 미시적으로도 볼 줄 알아야 하는데,
세부사항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잦았다. 교수님이 질문을 하시면 어느 항목에 어떤 부분을 묻고 계시는지 추적할 수 없을 수 밖에 없었다.
8월에는 교수님께서 박사과정생 시절에 쓰셨던 서베이 논문을 리뷰하게 되었는데, 중요한 지점에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지점이 많아서 한 달 내내 이 논문과 씨름하기도 했었다. 도중에 흥미를 잃어 심각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발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차차 논문 읽는 속도도 빨라졌고 발표 목차 잡는 것도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논리적으로 주제를 풀어내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구분하려는 시도가 부쩍 늘었다. 오늘로써 질질 끌었던 문제를 풀 수 있었다.
학부생으로서 유의미한 연구 및 논문 작성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학부연구생을 지원하였다. 쉽지 않았지만 나의 지적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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