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마인드'
조현병 증상을 가진 천재 수학자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이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엔딩장면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아내를 가리키며 옆에서 조용히 지켜봐온 아내의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업적을 이룰수 있었다 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거의 20여년전에 본걸로 기억이 나는데 왜 요즘 그 엔딩 장면이 자꾸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힘든 나날을 이겨내고 연로한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짓던 그 장면이 자꾸만 떠오른다. 아마도 내 머릿속에 어떠한 생각이 자꾸 자리잡아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금 말하기에는 이른감이 많고 먼훗날 내가 온화한 성품으로 사람들에게 헌신하고 한마디를 할 자리가 주어진다면, 젊은날 통제 안되던 나를 감싸안아주던 내 아내의 헌신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노라 말하고 싶다. 계속 그러한 상상을 한다.
'악필에 관하여' 어느날 깨달았는데 나의 증세가 심한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내 필체는 많이 다르다. 좀 더 묘사하자면 심한날의 나는, 내 손가락이 의지대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그냥 끄적이는 느낌이다. 어설픈 자동화랄까.. 맑은 날은 내가 글을 쓰는 순간순간을 관찰하고, 그 손가락의 움직임을 연속적으로 제어하려한다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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