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술자리였죠. 제가 술에 취해 주저리 이야기 하는걸 들은 여성분께서 그런 말을 하셨습니다.
"이단헌트씨는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고 저는 단숨에 술을 들이키듯 말했습니다.
"인생은 게임이죠"
좀 진지한 사람들이 많은 자리여서 그런지 제 발언에 일순간 사람들을 애워싼 공기에서 소위 마가 떳다고 하나? 정적이 흘렀습니다. 저는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잖아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게임처럼 이판이 짜여있잖아요." "그럼 누군가는 지고 이기겠네요? 이단헌트씨는 어느쪽이에요?" "저는 누가봐도 루저죠. 하지만 제가 바라는건 승자나 트로피가 아니에요" "뭔데요?" "룰을 바꾸는 사람이요."
다들 잉? 루저가 어떻게 룰을 바꾼단 말이지? 란 표정으로 저를 쳐다 보았습니다.
"이 게임은 계속 굴러가요 끊임없이 패배자와 승자가 나와요. 하지만 룰을 바뀌면 어제의 패배자가 오늘의 승자가 되고 오늘의 승자가 내일의 패배자가 될수있는거죠" "모두가 승리를 나눠갖자는 건가요?"
갑자기 눈빛이 빛나는 사람이 제게 물었습니다. "아뇨 그건 역사가 실패했죠. 끊임없이 게임의 의미와 룰을 바꾸며 난이도를 바꾸고 아무도 알수 없게 하는거에요. 혼란이 오게요"
모두가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이였습니다. 술취한 난동꾼의 헛소리를 주위깊게 들은 기분이라 뭐 그런건가?
"이단헌트씨 패배자가 어떻게 룰을 어떻게 바꿔요. 룰을 바꿀려면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그런 사람은 적어도 승자가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질문을 던진 여성분은 재차 저에게 물었고 저는 대답했습니다.
"그게 우리 정치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점 아니였나요?" "아니...사람들 인식이 그렇잖아요" "꼭 그렇지만은 않죠. 어떤 사건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려요. 어떤 사람의 선한 행동은 한 사람의 인생에 다른 기회를 줘요. 당시 허황된 희망으로 간길은 뒤에 후세에는 큰 도움이 될때도 있구요" "되게 이상적이시네요" "눈앞의 시합에만 집중하면 눈앞의 승리에만 목을 매면 못보는게 많아지죠." "룰을 바꾸는 사람은 거창하게 이 세상의 법을 바꾸는 사람이 아니죠. 삶의 친절함을 베푸고 사람에게 희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죠."
다시 집중된 제 말에 저는 마지막 말을 거들었습니다.
"사실 희망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있다고 믿으면요 적어도 룰은 바꿔요. 조금씩요. 그래서 결국 우린 게임에 흥미를 잃게 될거에요. 누가 될지 질투하거나 선망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러면요?" "자기 캐릭터를 두고 만족하는 법이나 더 자신다운 캐릭터를 만드는 법을 알게 될거에요. 주어진 퀘스트를 깨는게 아니라요." "하지만 질서는 있어야 하잖아요" "그렇죠 무분별한 카오스를 말하는게 아니에요. 자신의 삶의 질서는 자신이 만드는거고 혼란을 두려워하지 말자는거죠. 예측 불가능한걸 불안해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많은걸 관용적으로 받아드릴수 있을거에요. 질서가 많은것을 알고 있는게 아니거든요."
다들 아리쏭한 표정으로 술잔을 다시 들고 저를 쳐다봤습니다. 제 지인은 이 이야기를 끝낼려고 다른 화제를 꺼낼려고 했습니다.
"저는 adhd에요. 주의력 결핍장애죠. 그게 별건가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당신들이 취업 면접관이라고 칩시다. 저를 뽑을때 고민이 들지 않을까요?" "어떤 직무에 따라 다르겠죠" "만약 수술을 집도를 해야하는 의사라면요?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요?"
지인의 표정은 더 난처해졌습니다. 그래요 저친구가 저를 이 술자리에 불러냈거든요.
"저를 뽑지 않는게 차별이라고 느끼지 않고 어쩔수 없는 일이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겁니다. 정당화 되는 차별은 없죠. 차별은 두려움 즉 예측할수 없는 것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집도에만 뛰어난 adhd를 가진 의사일수도 치료를 잘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요? 우리는 질서? 세상에 정해진 상식으로만 판단하면요 많은 기회를 놓치고 사는겁니다. 그러니깐 혼란에 가담하란게 아니라 이 게임의 룰이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늘 알아야해요 제가 어떻게 룰을 바꿀거냐면요. 이렇게 당신들과 부딪히면서요. 바꾸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게 혼란을 조장한다고 하더군요"
"우리 모두가 이 게임에서 피할수 없다면 게임의 잘못된 점을 다 같이 두고 싸워야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각자를 위해서 룰을 바꾼다면 세상은 혼란이 오죠. 근데 사실 그게 평화와 가까워지는 길이에요. 우리가 더 이상 승자를 부러워하지 않고 패자를 안타까워하지 않는 세상말이에요."
네 그래요 술자리가 끝나고 지인은 아무말없이 제 어깨를 쳐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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