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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어온 날들(1)
Level 1   조회수 74
2021-12-27 00:30:12

머리가 복잡해서 뭐라도 쓰고 싶어 컴퓨터를 켰습니다. 연재처럼 하고 싶어 제목에 숫자를 달긴했지만 2편이 나오려나 모르겠습니다ㅎㅎ.

어릴때 부터의 @로 예상되는 증상도 써보고 싶고 지금의 삶까지의 나의 모습을 정리하고 싶어 써봅니다. 두서없고 우울한 얘기가 좀 있을 수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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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였을까. 이런 어른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 아등바등 살았지만, 언제부턴가 내 삶은 잘못 흘러가 버렸다는 생각이 문득 들 때가 있다.


나는 말과 글을 늦게 떼었다. 애기때는 심지어 잘 울지도, 옹알이도 잘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격은 소심했고 온순한 편이었지만 약간 더 자라고 나서는 바깥에서는 완전히 에너자이저였고, 자전거나 인라인같은 것들을 타고 끊임없이 쏘다녔다. 그렇지만 타인과 있을때는 조용한 때가 많았던것같다.(소심함은 극치에 달해 나중에는 거의 말을 걸지도 못했었다.)


옛날의 충동적인 모습과 주의력 결핍적인 모습이 몇가지 기억이 난다. 일단 밥을 먹는데에 한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먹다가 밥먹는게 지루해져서 자리를 떴고 돌아다니다가 다시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 일쑤였다. 샤워 또한 마찬가지로 샤워기를 틀고 온갖 공상을 하며 놀았기 때문에 기본 한시간 정도는 걸렸다(엄마는 이런 모습을 상상력이 풍부하다며 귀엽게 기억하시긴 하지만 adhd증상으로 예측된다). 또한 엄마와 올림피아드와 같은 수학 문제를 풀거나 할때면 참 이상한 충동이 들기도 했다. 바지를 내리고 있지 않으면 너무 참기 힘든 상태가 되어버려서 갑자기 바지를 내려버리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하면서도 쾌락과 죄책감을 동시 느꼈고, 이런 감정의 괴리감이 스스로를 나쁜 아이로 생각하게끔 만들었던 것 같다. 엄마가 나를 착한 아이라고 얘기할 때면 너무도 반발심이 들고 동시에 또다시 죄책감이 들어버려서 그 힘듦을 나중에는 짜증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


초등학생 때의 나는 친구가 필요없었다. 무리를 형성하려 들지도 않고 혼자 노는것이 더 재밌었다. 나는 주로 짝사랑을 많이 했는데, 상대는 3명까지 있기도 했다. 그 아이들에게 관심받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지내는 것이 너무도 재밌었고 학교를 가는 아침이면 매일 행복했다.(이렇게 공상속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 지금 와서는 큰 걸림돌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대체로 나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독특한 행동을 하려 했던 아이었고, 그런 나를 보며 재밌게 느끼는 아이도 있었지만 괴롭히고 무시하는 아이도 물론 있었다. 다행이랄까 불행이랄까 나는 그 아이들의 괴롭힘과 무시, 따돌리는 형태를 이해하지 못해 마냥 해맑았고 상처받지도 않았다.

그렇게 저학년을 지내고 6학년이 되어서야 나를 좋아하고 따르는 친구들 무리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친구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나의 '고질병'이 또다시 관계를 흔들어버리는 것이다. 이 '고질병'은 바로 갑자기 사람이 싫어지는 것이다. 나는 사람이 갑자기 싫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심지어 이런 감정은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그런 친구에게 일어났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내 기대와 다른 아주 사소한 행동을 하면, 그 순간 정이 급격하게 떨어져버렸다. 이 싫어하는 감정은, 극도로 강해져서 '혐오'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된다. 그 아이가 나를 쳐다보거나 만지면, 오염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표정이 싸늘해지거나 만진 곳을 닦는, 그런...행동을 했었다. 이것은 그 아이들에게 너무도 큰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안다. 나는 이 감정을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채 온몸으로 맞았다. 나는 이 때의 기억을 문득 떠올릴때면, 태생부터 나는 인간쓰레기였던 것인가 라는 죄책감에 밤새 시달리기도 했다. 사람들과 하하호호 할 수 있는 자격조차 없는 사람같이 느껴졌다.


(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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