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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서야 단단하게 뿌리 내릴수 있는 이유.
Level 3   조회수 141
2022-01-16 14:41:41

1.

나는 요즘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한 조언에 감사를 표시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스스로를 뿌듯해하기도 하지만

사실 나는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잇는 내 자신이 단단해지는것 같아 기쁘다.


2.

내가 단단하게 뿌리 내릴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여기까지 와 있을 수 있었다.


3.

내 인생 최악의 날, 기억하기도 싫은 날.

나는 내 담당 의사선생님께 내 가슴 깊은 속 마음을 말했다.

"선생님꼐서 저를 안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왠지 선생님께서 저를 안아주시면 제가 다 나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라고,

그러자 선생님꼐서는 즉시 자리에 일어나서 나를 가볍게 안아주셨는데 나는 안기자마자 통곡을 했다.


누군가 나를 안아주었다는 기쁨,

그럼에도 느껴지는 슬픔,

조금의 안도,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 좌절,

미래에 대한 막막함. 온갖 감정이 총출동하여 내 머릿속을 휘져었다.

병원을 나오고 난 뒤에도 눈물이 계속 흘러서 화장실에서 한시간 가량 울다가 나왔다.

 

4.

그날의 고비를 선생님께서 헤아려 주셨기 떄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것 같다.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 2~3년 정도 다니면 될것이라고 생각했던 치료 기간이 어느 새 10년째이다.

나는 10년 동안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했고, 고비도 몇번 넘겼다. 선생님께서 나에게 입원을 권유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었을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꿋꿋하게 버티고 다시 일어날수 있었던것은 바로 그날, 선생님께서 나를 안아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5.

그리고 나를 있게 한 사람중에 내 짝꿍(남편)이 있다. 사실 내 짝꿍 얘기를 안할수가 없지.

솔직히 연애 화려하게 했을때 학벌 집안 외모 좋은 사람 두루 만나봤고 내가 내린 결론은

나는 그런 다른 사람들에게 내보일수 있는 외적 조건과 별개로

나의 상태를 이해하고 나를 지지해주어야 하는게 나에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였다.

그러지 않으면 그 누구와도 절대 결혼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했다.


6.

예전에도 쓴 글에도 있지만, 짝꿍에게 내가 ADHD임을 밝히고 이것이 자식에게 유전이 될수도 있다는 사실을 밝힌 날,

내 짝꿍은 "(자식과 내가) 같은 ADHD라면 더 잘 키울 수 있겠지"라는 말로 내 고민을 한큐에 날려버렸고

결혼한 이후에도

내가 자립할 수 있도록 업무에 대한 꾸준한 조언과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도 내 짝꿍을 인정할 정도로 말이다..

내 짝꿍은 정서적으로 다정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엄격하고 냉정한 조언도 서슴치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 더 도움이 되었다.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20대로 되돌아간다면 먼저 내 짝꿍이랑 결혼부터 할 것이다.ㅋ


7.

과거를 곱씹지 말고 이제는 앞으로 나갈 일만 생각하고 싶다.

내가 겪은 힘든 과정을 누군가가 겪지 않도록

나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이렇게 좋아지도록 받은 꾸준한 사랑과 관심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것은 내가 인격이 훌륭한 성인군자라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이런 대단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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