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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잘 살았다.
Level 3   조회수 171
2022-02-13 19:14:47

1월 말에 연구실을 나와 학부연구생을 그만두게 된 이후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는 방학을 어떻게 알차게 보내야 할지 막막했다.


나는 대학원 석사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내 이력을 채워 줄 학부연구생으로서 논문 publishing이 사라지게 된 것이 너무나 아쉽게 되었다.


내가 원하던 방향과 교수님이 생각하던 방향이 달랐고

서로 핏이 잘 맞지 않았던 탓에 어쩔 수 없이 이런 마무리를 하게 되었고

개강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도 새로운 연구실을 찾아다니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냐?"라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고민조차 게으르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난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운명적으로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만나는 것은 기적이 아닐까 싶다. 특히 나이가 어리고, 건강할수록 말이다.

그러나 나는 운이 없다고 치자. 그렇다면 지금 환경에서 주어진 일에서 1) 능숙해지기 쉽고 2) 장인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해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것은

나쁜 일일까?'


정리하자면 막연한 미래에 대해 두려운 시선으로 내 재능과 적성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닌, 현재의 시선에서 주어진 일로써 내 미래를 그려나가보려고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세부 전공을 좋아했는지 시간을 들여 탐구를 해보았다.

소프트웨어공학을 좋아했다고 했었는데 소프트웨어 테스팅이 주요 대학에서 많이 연구되는 것 같았고,

이는 내가 생각한 것이랑 많이 달랐다.

그리고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도 교수님이랑 같이 했던 엣지 컴퓨팅이랑 비슷한 부분이 많기도 했지만,

꼭 프로세서의 온도/발열 이슈만 연구하는 것은 아니어도 되었었다. 즉 내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분야도 있었다.


현재로서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분야를 좀 더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운영체제와 리눅스 시스템 프로그래밍이 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잘 모르겠지만 더 공부를 해봐야 할 것 같다.


=========


연구실에서 나오고 실의에 빠지고 나서는 며칠 간 아무것도 못했고 게으르게 살았다.


진짜 너무 힘들어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친구가 "우선 손에 잡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작게 해보자"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기사 자격증, 영어(토익), 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한문 공부...


하나씩 정복해 보기로 하면서


책을 사들고 오면서

잘게잘게 계획을 세워 매일 뻔뻔하게 연구실에 나가 공부를 하였다.

(아직 2월까지는 연구실 소속이어서 그냥 나와도 된다고 하였다.)


하루하루 반복될수록 멘탈이 조금은 잡히기 시작했고

지금은 생활 일과가 잡혀서 힘들지 않더라도

편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연구 논문을 쓰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은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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