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기 시작한지 어언 3년여
약을 먹기 전처럼 게으르거나, 산만하거나, 피곤하거나, 우울하거나..
생활 전반에 있어서의 불편함은 겪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의사 선생님과 많은 상담을 하면서 약 조합이나 용량을 조절하게 되었는데,
모든걸 불 태울 수 있을 것만 같던 그런 약효 체감은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만
'지금이 베스트' 인가보다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나에게 가장 큰 이슈였던 직장 내에서의 스트레스는 이제 없다.
없는걸 넘어서
강약약강을 시전하며 직책을 이용해 자기 체면치레나 하던 무능한 상사에게
'나' 라는 사람을 잘 증명해나가고 있다.(내가 본인을 싫어한다는 느낌적인 느낌도 심어주면서)
예전같은 강박과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약에 힘입어 고취되어있던 마음과는 또 다르게
편안하면서도 적당히 굳건한 마음상태로 더 잘하고 싶은 일들을 틈틈히 공부 중이다.
아주 큰 발전을 이루진 못했지만,
하고자 함을 해내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물론 공부는 어렵네요..)
이런 소소한 행복이 참 좋다.
에이앱 알게되고 약먹기 시작한 것도 벌써 몇해나 지났는데
새삼 요즘에서야 살만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편안한 상태의 지속이 길어진 덕 인것 같다.
22년의 끝에도 이런 글을 쓰고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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