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훨씬 강도 높은 증상자분들께서도 꿈을 이루시는 걸 보며 항상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제 글을 보고 조금이나마 힘을 얻어가시면 좋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전 24살 때 ADHD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 23살, 25살에 특정직 공무원에 합격했습니다. ADHD 약을 복용치 않은 상태에서요.
제가 ADHD가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23살 임용 후 일할 때 항상 선배님들 말씀이 집중이 안됐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씀을 하실 때마다 20~30초 뒤면 어느 순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집중을 해야 하면 집중을 포기했는데 성인 ADHD 증상과 너무 유사해 내원하니 ADHD가 맞았습니다.
지금 전 제가 ADHD라고 해서 엄청 암울하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증상이 약한 것도 큰 이유이겠지만 ADHD의 장점을 항상 바라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ADHD는 아이디어 뱅크입니다. 아인슈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세계 유명한 과학자, 철학자, 수학자들은 ADHD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인슈타인은 ADHD 환자처럼 책상을 정말 지저분하게 썼다고 합니다.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는 제가 2회 최종합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ADHD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공부에 잘 집중하지만 공부 집중이 조금 힘든 저로선 남들처럼 똑같이 공부하면 안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공부할지 여러모로 고민했습니다. 이 때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르는 ADHD 특성 덕분에 공부 중 중간중간 제게 최적화된 공부법이 계속 떠올랐고 그 결과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론에 접근해 제 방식대로 핵심을 잘 요약하여 촌각을 다투는 필기 시험 때 아는 문제를 빨리 다 풀고 모르는 문제를 잘 대처하여 제 실력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어 합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션 등 메모앱을 통해 계속 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잘 체계화하고 열품타 등 부족한 의지력을 대신해 특정 행위를 유도하는 여러 도구들이 있기 때문에 ADHD의 단점은 극복하고 장점은 잘 활용할 수 있는 시기에 살고 있는 것에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창의력이 중요한 시대이므로 창의력을 타고난 저희에게 유리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에이앱에 올 때마다 힘들다는 회원님들이 많이 보여 마음이 아픕니다. 끊임없이 생각을 하는 ADHD 특성상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때문이죠. 하지만 긍정적인 생각 또한 꼬리에 꼬리를 문다고 생각합니다.
스키선수가 장애물이 많은 곳을 지날 때 장애물을 인식하는 게 아니라 눈길만 인식하려 노력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장애물이 아니라 지나가야 하는 길만 보인다고 합니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있는 거지란 생각보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잘 정리하고 부족한 의지력을 보충해 줄 여러 도구를 사용하여서 목표한 바를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