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라는 조울증 약과 함께한지도 벌써 10개월을 넘어가고 있다. 난생처음 우울증약을 먹었을 때 극단적으로 업되었던 효과가 너무나 드라마틱해서 리튬을 먹으면서도 그런 드라마틱함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 었을 것이다. 하지만 리튬은 나의 극심한 우울과 불안과 흥분을 적정전으로 미지근하게 가라앉혀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듯 여겨질 뿐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었다. 그저 여드름 한번 나본적 없던 얼굴이 부작용으로 인해 피부트러블로 괴물같아졌다는 것만 빼고, 자신감도 많이 줄어들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다. ADHD와 조울증이 함께있는 경우 가장 치료하기 까다롭다는 이야기를 책에서도, 선생님을 통해서도 듣긴했지만 이도 저도 아닌 지금 상태를 어떻게 개선을 해야할지 방법을 전혀 모르겠다. 상담을 받는것도 필요하겠지만 계약직 월급쟁이 수중에 돈으로는 비용이 감당이 안되고 그저 자조모임에서 얻는 정보들과 위로와 격려의 힘으로 버티고, 책으로 버티고, 그나마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에게의지하며 버티고 그렇게 겨우겨우 하루를 버텨간다는 말이 맞는 날들이 었다.
판정받기 전에,,,, 증상이 심각하게 폭발했던 그 여름 이전까지는 오히려 모든 것이 오히려 평화로웠다. 나는 그저 나대로 살아가면 될 것 만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판정이후 모든것이 달라졌다. 나란 존재 자체에 대해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의 삶에도 의심이 들었다.. 내가 살아왔던 삶이, 내가 기억하는 삶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나를 붙잡아주었던 마지막 자존감도 ADD앞에서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진단을 받고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고 고칠 방법이 생겨서 미래가 보였다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정반대였다. 막막했다. 어떻게 치료하지, 그냥 주는 약만 먹으면 되는 건가,, 상담은 상담비용은 어떡하지,, 엄마가 이해해줄까, 가족들이 나의 병을 받아들여줄 만큼 여유가 있을까, 없지,, 이해도 못할 거야,, 오히려 가족들이 같은 병을 앓고 있다면 모를까 같이 치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여겨지는데 그럼 그비용들은 다 어떡하지? 답답할 뿐이었다.
에이앱을 처음 알게되고 글을 써본다. 병에 관해 이렇게 길게 쓸 수 있는공간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누가 볼지도 모르고 안볼수도 있는 시덥잖은 글 나부랭이지만 솔직하게 쓸수 있어서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용이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