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힘든데 가족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내 스트레스는 이 집에서 가장 많이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것은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쨌든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나는 병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꽤 많이 참아왔었다.
안 그래도 힘드니까 맘대로 바꿀 수 없는 것,어쩔 수 없는 것에 좌절하기도 지겨워서, 나아진 삶을 위해 긍정적으로 도전하다가도 가족 때문에 의욕을 잃고 우울하게 되는 게 지겨워서.
오늘도 참다참다 겨우 한 번 말한 거 가지고 자기 기분이 상했다고 난리치는 걸 듣다가 어이가 없어서 언성이 높아졌는데 그 동시에 갑자기 차게 식은 느낌을 받았다. 더이상 말을 섞기도 싫고 아 그냥 너무 지긋지긋해서 할 말이 아주 많았는데 그동안 정말 맨날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넘어갔던 일들이 쌓여있었고 다 말하다간 밤을 꼬박 샐 수도 있었는데
그냥 다 지겨워서 어이도 없고 그냥 헛웃음 치다가 멍을 때렸는데 곧 눈물이 났다. 그리고 소리 내서 울었다.
내 방도 없어서 울 땐 원래 불을 끄고 소리를 참으면서 울었는데 오늘은 그냥 소리를 내서 마음껏 울었다. 그랬더니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눈물을 닦고 미루던 상담을 다시 신청해봤다. 매번 신청까지만 해내고 회피하거나 미뤄대서 경험이 없는데 이번 만큼은 꼭 받아봐야지.
가족문제나 adhd 관련으로 털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딱히 친구들에게 털어놓기가 싫다) 속이 답답했는데 이번엔 정말 해봐야지
신청하면서 내가 생각한 걸 모두 써냈는데 고작 그걸로 약간이라도 뭔가 나아진 느낌이다. 현실은 약효과도 뚜렷하게 없고 실패하는 날들의 반복,거기에 이 거지 같은 집구석과 거지 같은 내 상황,환경…
그래도 포기 않고 살 거다. 아직은 그럴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은 것 같다..
울다가 상담신청한 거 보면… 이럴 때 보면 난 참 긍정적인 것 같다. 정말 엄청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