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진행된지 너무 오래되면 성격으로 고착돼서 원래 옳았던 생활습관으로 되돌리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글이 너무 두서없었다. 결혼한지도 오래됐고,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고 임신이라는 것을 알고 아 이제 때가 되었구나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었는데... 입덧을 하면서부터 사달이 났다. 급작스러운 단약으로 인해 불면증이 왔고 하루에 한시간 잘까말까 했다.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덕분에 그 나머지 시간을 베개에 눈물을 적시는데쓰기 시작했다. 뭐라도 먹으면 마음에 위안이라도 됐을텐데 입덧때문에 뭘 먹으면 다 얹혔다. (사실 내 입덧은 심하지 않았다.) 주말부부였기 때문에 긴긴 밤을 혼자서 버텨나갔던 나는, 마침 윗집 소음에도 예민해졌으므로 남편에게 양해를 구해달라고 했었다. 윗집 반응은이건 뭐 어이없는?? 우리집 조용한데?? 느네가 예전에 시끄러웠던건 생각 안하나봐??(우리가 입주할때 전체 리모델링을 했었다.) 하며 선물마저거절했다. 결국 주중엔 친정에 들어가 살았다. 물론 거기서도 훌쩍거렸고 잠을 잘 못자긴 했었다. 그래도 맘은 한결 편했다. 더 체중이 오르면 안됐기 때문에힘이 닿는대로 운동했고, 4킬로만 찌우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와 태반 양수 무게를 제외하면 체중이 약간 빠진 상태였던 것이다. 아이를 돌보며 속터지고 답답한 순간도 문제였지만, 지독한 수면부족(산모가 당연히 겪는 수면부족은 기본이고 잘수 있는 시간에도 잠이 오지 않았다.)이 여전히 나를 괴롭혔다. 그리고 제일 문제는 아이의 안전이었다. 기저귀갈이대에서 아이를 두번 떨어뜨렸다. 다행이도 별 문제 없었지만 이대로 가다간 아이한테도 안좋을것 같았다. 병원 초진 예약을 한번 한적이 있었지만 노쇼했었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모유수유를 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얼마 안나오는 모유를 너무 좋아했다. 그러다 코로나에 걸리고, 아이가 갑자기 모유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예약을 했다. 뇌파검사와 설문검사를 하고 꽤 상태가 안좋은 @ 판정이 났다. 뭐 각오는 하고있었다. 약을 먹어도 큰 변화는 없어 보였다. 일상이 좀 일상답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빼고는... 몇가지 다행이다 싶은 점이 있다. - 팔다리에 상처가 사라졌다. 나에겐 어디서 어떻게 부딪힌지도 모르는 멍들과 상처가 늘 있었다. 약 증량이 필요하다고 얘기할때도 쌤한테멍투성이의 다리를 보여줬다. 쌤이 깜짝 놀랄정도로 심했었다.
- 흰 옷을 편하게 입는다. 흰 옷은 나에게 금기사항이었다. 음식을 먹지 않더라도 꼭 더럽혀서 왔으니까. 치료중인 지금은 밝은 색 옷을 즐겁게 입고 있다.(아기가 토하면 하얀 얼룩이 지기 때문에 사실 검은 옷이 티가 더 잘 난다.)
- 사람들을 좀더 편하게 만난다. 늘 사람들 앞에서 말실수를 해서 기분을 언짢게 하기 일쑤였는데, 이젠 차분하게 내 할말을 다 할수 있다. 인간관계에 불안함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붙으니 많은 사람들과 교류해도 부담스럽지 않다. 난 여전히 내향적이지만 이것은 성품인 것 같다.
여전히 책 읽는 것은 힘들고 집안일을 할 때도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해서 완벽하게 끝내는 것은 어렵다. 손에 잡혀있는 쓰레기들을 먼저 처리해야다음 일을 할 수 있다. 지금도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목적을 잊어버리고 몸만 앞서갈 때가 있다. 차차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이젠 나의 오랜나쁜 습관들을 하나씩 고쳐나가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