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부터 한국이 싫었다. 체구가 작고, adhd 성격, 다혈질 성격 탓인지 사회에 섞이기가 힘들었다. 암묵적으로 동의한 내용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어딜 가던 나는 항상 이상한 아이였다. 눈에 띄다보니 차별도 상처도 많이 받았고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살기가 너무 힘들었다. 원서를 다 해외 관련된 전공으로 넣었고 결국 해외로 도망치듯 유학을 갔다. 가기 전까진 모든게 다 수월하고쉽고 좋을 줄 알았다. 혼자 외국에서 산다는 건 보기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초기에는 여행을 많이다니며 새로운 사람들도 많이 많나고 즐거웠다. 할로윈에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머리가 꽃밭 같았다. 사람에게 많이데였지만, 이 곳이라면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이 곳도 똑같았다. 유토피아가 아니었고, 정의•인간성에 대한 회의감, 실망, 배신감, 분노를 느낀 사건도 더러 있었다. 사람을 너무 쉽게 믿어버린 내 성격 탓을 하면서 자책하고 후회하면서 눈물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상처를 극복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더 이상 자책은 하지 않는다. 나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이젠 너무 잘 알기도 하고 후회해봤자 이미 일어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앞으로 나아갈 길도 사실 무섭다. 내가 잘하고 있는게 맞는 건지도. 남들이 응원해주지 않을 힘든 길이라 더그렇지만 어차피 내 인생 내가 사는 거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다. 그렇지만 두려움이 공존해 미루고 또 미룬다.. 올해는 여러 도전을 꼭 해보고 싶다.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를 두 명 잃어보기도하고, 각지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하는 방식이 넓어지고, 다양한 입장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건 정말 좋다. 우물안의 개구리라는 말 처럼 한 곳에만 얽매여 살 수 없는 성정이라. 가장 힘든 건 기댈 곳이 없다는 거였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외롭지 않고 그 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친구들도 있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매년 가족을 찾아보면 되니까. 오히려 멀리 사니까 애틋함이 더 커지는 느낌이기도하고. 이 곳에 같이 사는 가족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수 없지만말이다. 혼자서 모든 걸 알아봐야하는 것도 힘들었다. 집이 없으니 일을 구할 때 압박감이 너무 심했다. 일이 제일 중요하니 취미 생활도 별로 누리지 못했고. 사람도 잘 만나지 못했다. 바쁘고 피곤했으며 이 것이 내가 진정 원하던 삶인가 하는 생각이들어 지금은 일을 그만 두었다.
이방인으로서 그 사회에 완벽히 섞일 수 없다는 괴리감은 확실히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래도 내가 행복한데. 나를 얽매이던 각종 틀 속에서 벗어나서 너무 좋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서 더 많이 이루고,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는 일은 멈출것이다.
힘든 일이 참 많았는데 그 동안 정말 잘 버텼다고 고생많았다고 내 자신을 꼭 안아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