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질적인 차 멀미가 사라졌다. 차만 탔다 하면 차 멀미는 당연하고, 장시간 탑승시 뇌가 흔들리는 느낌이 점차 강해져서 드라이브를 즐긴다는 것은 꿈도 못 꿨었는데 이제 가능하다. 이건 정말 기대도 하지 않았던 치료효과 중에 하나!
2. 커피를 먹지 않아도 졸리지 않다. 하지만 만약 일을 해야 된다면 커피는 필수! 졸림은 사라져도 집중력은 커피만큼 올라가진 못하는 것 같다. 이건 다른 사람들도 그런건지, 아니면 개인차인지는 잘 모르겠다.
3. 대화에 집중하는게 보다 편해졌다. 예전엔 뇌에 굉장히 힘을 주고 있어야 딴생각으로 빠지는게 덜했는데, 최근의 나는 나름 에너지를 이전보다 적게 쓰면서 대화 집중이 좀 더 수월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대화에서 생각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노력하긴 해야한다.
4. 할 일에 대한 인지를 더 잘 하게 되었다. 예전엔 할 일에 대해 잘 까먹어 달력에 써 놓아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꼭 적어놓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기억을 잘 하고 있다. 하지만 미루는거는 내 태생적인 성격인건지 좀처럼 미루지 않는게 잘 안 된다.
5. 감정을 좀 더 잘 느끼게 되었다. 이것은 내가 가장 최근에 느끼게 된 변화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감정기복이 꽤 낮은 편이었다. 그래서 무뚝뚝하다는 말과 공감을 잘 못한다, 무관심하다, 냉정하다... 기타등등. 이러한 말을 많이 들어왔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라 당연히 평소 재미있는 것을 보면 웃기도 하고, 슬픈 것을 보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나는 나의 이런 모습들은 단순히 성격때문이겠거니 했는데, 약 3개월 전부터 내가 느끼는 감정선의 파동이 이전보다 커진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것을 볼 때 이전의 나보다 더 쉽게 재미있어하며, 심지어 미소도 더 잘 짓게 된 것이다.
그래서 얼마간 나는 내가 성인adhd 진단받은 것과 휴직상태 등 이것저것 상황이 겹친 것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겨 감정기복이 커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러한 점이 걱정되어 담당 선생님께 말씀드리니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오히려 선생님께서는 초반의 나에게서 감정적으로 억눌린 느낌을 많이 받으셨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나의 변화된 모습이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된다면 좋아하셨다.
그렇게 선생님 말씀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감정을 이전보다 더 크게 느끼게 되었다고, 그 감정에 휩싸여서 땅굴을 파고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 나쁠 것은 없는 것 같기도 했다. 이렇게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을 가까운 친구 하나에게 말해 보았더니, 자기도 평소에 내가 감정선이 많이 낮다고 생각해오긴 했다는 것이다. 친구 본인이 평소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파동 크기가 70% 정도라면, 나는 30% 이하로만 느끼는 것 같다고 생각해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름 가까운 친구에게 직접적으로 이런 말을 들으니까 오히려 이제껏 느꼈던 감정선이 너무 낮았던 것이었고, 이 점이 주변인과 어울리는 데에 어려움을 주는 원인 중 하나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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