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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와 공존하며 살기
Level 3   조회수 172
2023-08-23 11:43:54

나는 조용한 ADHD로 성인이 되어서 진단을 받았다. 강박장애와 만성우울증과 함께 작년 10월부터 치료를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은 adhd 증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은 의지의 문제로 치부해버리니 힘들때도 있었다. 그래, 나도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남이라고 알겠어. 그런 생각으로 어떻게 설명해야 사람들이 어렴풋하게라도 adhd를 이해 할 수 있을까? 고민해왔다. 결론은 이해하지 못하는게 맞다. 그건 증상이기 때문에 나도 답답하고 남들도 답답한 것이다.

씁쓸하지만 지금은 그저 내 안의 금쪽이로만 여기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니 남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나는 치료중이고 강박사고와 ADHD 증상이 그저 내가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라는걸 알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블로그에 내가 느끼는 ADHD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먼저 adhd 로서 느끼는 나의 뇌는 마인드 맵이 잘 안되는 것 같다. ADHD의 증상 중 하나는 생각의 전환이 빠르다는 것인데, 머릿속이 늘 산만하고 말을 횡설수설하게 된다. 말을 빨리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급해보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쩔 때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 나 장점이 될 수 있다고도 하지만,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사고의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면 "세차해야 되는데! 이번주 금요일에 해야겠다" 를 "세차해야되는데! 어디서 해야하지? 맞다! 어제 빨래한거 오늘 꼭 걷어야지. 아, 얼른 일해야겠다" 이런식으로 넘어간다고 해야할까. 인식, 출력이 제멋대로인 프린터기 같다. 보통 사람들이 머리속에 있는 정보를 출력할 때 바로바로 한다면, 나는 이 마인드맵이 잘 되지 않으니 반응이 늦거나, 너무 빨라서 머리속으로 알고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까먹고 바보 같다는 인식이 생긴 적이 많았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평생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불편한 줄도 몰랐다. 약 효과를 보고 나서야 그게 불편한 것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효과가 부족할 때 생각하고(전환,인식) 말을 하는게(출력) 잘 안되는게 느껴진다. 사실 극적으로 이걸 알게 된 것은 최근인데, 우울증이 치료되면서 ADHD 약의 효과가 이제야 크게 들어난것 같다. 다른 ADHD 분들이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다. 약을 먹으면 머리가 맑아진다. 라고 하는데 초반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 눈이 번쩍, 현실감각이 딱 돌아온 느낌?

또 ADHD는 단순히 생각의 전환이 빠르고 집중을 못하는 증상만 있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초조하고 안절부절한 느낌이 든다. 머릿속을 정리해야하고, 재밌는걸 봐야하고, 먹는 등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증상 때문에 나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불편하다. 우울증일 때는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못했다. 강박사고도 심해서 미루고 자책하기 바빴다.

ADHD 약 중 내가 먹는 콘서타라는 약은 먹고나서 몇 시간 동안 각성이 되는데,(1차 피크, 2차 피크가 있음) 도파민이 흡수되는걸 느리게 해주어서 ADHD 증상을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쨌든 조용한 ADHD인 내가 느끼는 증상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증상 조절을 하며 살아가야하는건 좀 슬프지만 당당하게 살고싶다!



(개인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에이앱 분들도 보셨음 하여 수정해서 올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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