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약을 먹으면 졸음이 덜하지만 확실히 위장이 예민해진다. 결국 하루는 ad약 부작용+스트레스가 터지면서 위장이 심하게 뒤틀렸다. 웬만한 위 경련은 약국에서 사먹는 진경제로 버틸 수 있는 편인데. 이번에는 약을 아무리 먹어도 더 뒤틀리기만해서 병원에서 진경제를 맞았다. 휴일날 아파서 열려있는 병원을 찾아가느라 고생했고. 휴일날 열려있는 병원이다보니 사람들이 가득 차있는데 어떤 꼬마애는 소리를 지르며 병원 안을 돌아다녔다. 신경끄고 마음을 좀 평온히 먹고 싶어도 정신도 몸도 불안하니 오히려 더 예민하게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찔러댔다. 평온한 사람이고 싶다. 제발 그냥 평범하고 조용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 - 한 교수의 영상을 보게 됐다. 의사나 교수같은 전문가들의 영상 대부분이 내게 큰 도움이 된 적 이 없어서 어느 순간부터 그런 사람들의 영상은 잘 보지 않았는데. 그 교수가 좀 유명한 사람인데다가 우연히 유툽 메인에 떠있길래 그냥 한번 보게 됐다. 그 교수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책도 썼고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볼 법한 단어를 만들어낸 사람이다. 자기개발 쪽에서 꽤 유명한 사람인데. 종교를 배제한 명상을 강조했다는 점과 뇌과학에 기반해 이야기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워서 영상 몇 개를 더 보게 됐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애초에 기대를 크게 하고 본 건 아니었지만 큰 실망을 하게 됐다. '내가 쎄하다고 느끼는 전문가들 특'이 몇 가지 있는데. 이 교수는 그 '특' 몇 가지 중 '자신의 말이 얼마나 좋은 말이고 얼마나 옳은 말인지를 강조하느라 시간을 길게 빼는 사람',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않았거나 다수가 동의해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혼자 만들어내 전파하는 사람'에 속했다. 쎄함이 느껴지는 사람 치고는 나름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들어 볼수록 '굳이 나에게 필요없는 이야기'라는 생각만 들었다. 모든 걸 용서하고 감사하라는 말에서부터 좀 이상하게 느껴지다가 '조건이 있는 행복은 언젠가 사라진다'며 '무조건적 행복'을 느끼라는 말을 하는 걸 보고 더 말을 하는 걸 보고 더 영상을 보지 않기로 했다. 모든 걸 용서하고 감사하고 어떤 조건도 없이 행복하라니 그런 부처가 인간들 사이에 어디 있을까. 그게 좋은 걸 몰라서 우리가 안하고 사는 게 아닌데. 무조건적인 행복이 가능하다면 배고파도 몸이 아파도 목이 말라도 드러누워서 나혼자 행복해하다 죽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게 가능하면 나도 그렇게 행복하게 살다 죽고싶다. - 침착맨 초대석에서 닥터프렌즈 멤버 의사 중 한 분이 ad 판정을 받고 약을 먹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스스로 이야기하는 증상의 정도를 보니 나보다 훨씬 심한 것 같은데, 어떻게 의사 공부를 해낸 건지... 공부는 하는 만큼 경과가 나왔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니 공부는 또 꽤 잘하셨나보다. 나보다 심한 사람이 의사로 잘 살고 있다는 사실에 좀 위로가 되는 듯하다가도 나는 의사도 아니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다는 사실이 좀 힘들게 느껴졌다. - 얼마전 약을 받으러 병원에 다녀왔다. 페니드를 처방해주시면서도 각성제는 되도록 안먹는 게 좋다며 차라리 커피를 마시는 게 낫다는 의사샘의 말씀은 아직도 좀 혼란스럽다. 페니드를 먹으면서 기분이 좀 좋아지고, 졸음이 덜하고, 집중이 더 잘되지만, 몸에서 열이나고 공황이 오거나 위장이 예민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약의 종류는 늘어가고. 나는 갈수록 절뚝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