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adhd 로서 느끼는 나의 뇌는 마인드 맵이 잘 안되는 것 같다. ADHD의 증상 중 하나는 생각의 전환이 빠르다는 것인데, 머릿속이 늘 산만하고 말을 횡설수설하게 된다. 말을 빨리하는 사람을 생각해보면 급해보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쩔 때는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 나 장점이 될 수 있다고도 하지만,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사고의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보면 "세차해야 되는데! 이번주 금요일에 해야겠다" 를 "세차해야되는데! 어디서 해야하지? 맞다! 어제 빨래한거 오늘 꼭 걷어야지. 아, 얼른 일해야겠다" 이런식으로 넘어간다고 해야할까. 인식, 출력이 제멋대로인 프린터기 같다. 보통 사람들이 머리속에 있는 정보를 출력할 때 바로바로 한다면, 나는 이 마인드맵이 잘 되지 않으니 반응이 늦거나, 너무 빨라서 머리속으로 알고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까먹고 바보 같다는 인식이 생긴 적이 많았다.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평생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불편한 줄도 몰랐다. 약 효과를 보고 나서야 그게 불편한 것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효과가 부족할 때 생각하고(전환,인식) 말을 하는게(출력) 잘 안되는게 느껴진다. 사실 극적으로 이걸 알게 된 것은 최근인데, 우울증이 치료되면서 ADHD 약의 효과가 이제야 크게 들어난것 같다. 다른 ADHD 분들이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다. 약을 먹으면 머리가 맑아진다. 라고 하는데 초반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 눈이 번쩍, 현실감각이 딱 돌아온 느낌?
또 ADHD는 단순히 생각의 전환이 빠르고 집중을 못하는 증상만 있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초조하고 안절부절한 느낌이 든다. 머릿속을 정리해야하고, 재밌는걸 봐야하고, 먹는 등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증상 때문에 나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도 불편하다. 우울증일 때는 무기력해서 아무것도 못했다. 강박사고도 심해서 미루고 자책하기 바빴다.
ADHD 약 중 내가 먹는 콘서타라는 약은 먹고나서 몇 시간 동안 각성이 되는데,(1차 피크, 2차 피크가 있음) 도파민이 흡수되는걸 느리게 해주어서 ADHD 증상을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준다.
어쨌든 조용한 ADHD인 내가 느끼는 증상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다. 증상 조절을 하며 살아가야하는건 좀 슬프지만 당당하게 살고싶다!
(개인블로그에 올린 글인데 에이앱 분들도 보셨음 하여 수정해서 올려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