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적인영화이야기#2_가버나움 취향 조회수 32 2019-03-05 00:04:16 |
 스포있음 . . . . 1.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하지만 신은 그걸 원하지 않아요. 우리를 짓밟을뿐이죠. 인생이 개똥이에요 제 신발보다 더러워요" "왜 부모를 고소하죠?"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 원래 영화후기는 매우 사적인 느낌적인 느낌만 적는걸 선호해서 줄거리는 아예 언급안하려고 노력하지만 이 영화는 일부분이라도 써야겠다. 일종의 부채감이 든다. . 극 중에서 11살의 여동생이 생리를 하는 것을 알게되자 자인은 생리를 하면 빌어먹을 변태놈한테 팔려나갈 것을 알고 있기에 자신의 티를 벗어서 여동생에게 주어 이 티를 말아 팬티속에 구겨놓고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결국 11살나이에 결혼이라는 명목하에 팔려나가고 그 어린나이에 임신을 하고 출산과정 중 사망한다. .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박탈당한 지옥에서의 출산은 벌레의 번식과 다를 바 없다. 워딩이 과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그보다 더 참혹하며 현실은 곱절로 참담할 것이다. 그러나 교미로 인한 번식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벌레가 아니고 엄연한 인간이다. 부모들이 인간으로 태어나 지옥불구덩이속에서 영겁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체념해 불가피하게 벌레처럼 살기를 선택했다하여도 부모들의 성욕때문에 스스로 선택하지 않았던 생을 살게 된 아이가 벌레처럼 살 수 밖에 없다는 당위가 성립되진 않는다. . 그 후 11살난 자기 딸을 돈을 받고 결혼이란 핑계로 팔아버려 직접 죽인것과 다름없는 부모는 여동생의 죽음때문에 상심해있는 자인에게 자신의 임신사실을 밝히며 딸이라고, 이번에는 잘 키워보자고 위로하며 말한다. 새끼를 잃은 그리고 필연적으로 앞으로도 대부분을 계속 잃게 될 암컷바퀴벌레가 계속 알을 까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야 개체수가 유지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지만 어찌 사람이 그렇게 살 수 있는가 벌레가 아닌데/ . 후반부에 엄마가 자신이 또 임신했다고 밝히는 장면에서 극장의 여기저기에서 탄식과 육두문자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나 외의 나를 비난할 사람은 누구도 없다는 부모말처럼 과연 우리가 부모를 욕할 수 있을까. 생리대 하나 살 돈이 없는, 갓난아이에게 얼음에 설탕을 섞어 빨아맥일 수 밖에 없고 피임도구는 당연 꿈도 못꾸며 교육 및 복지는 전무한 이 지옥에서 교미는 그들이 지옥을 잠시나마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을거다. 누군가 그랬나. 가난한 자들의 유일한 오페라는 섹스라고. 물론 윤리적으로 대단히 잘못됬지만 이미 태어나서부터 쭉 사람답지 못한 삶을 살아온 존재에게 윤리적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 . 아이들이 자신들에게 있어 절대적존재인 부모들을 탓하게 되듯, 부모들은 절대적존재인 신을 탓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 가난에 있어 개인의 책임과 사회의책임의 퍼센트가 있다면 이들은 후자가 거의 100에 수렴할 수 밖에 없다 . 이 영화를 보고 펑펑울어 기빨린 상태로 멍하니 극장에 나오며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이들을 동정하고 지금은 복잡한 감정에 휘감겨있지만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아침부터 회사욕을 하고 주말엔 별 생각없이 돈을 펑펑쓰고 돈 뿐만 아니라 인생도 펑펑쓰겠지. 그리고 실제로도 오대산갔다가 비싼 복어회도 맛나게 먹고 했다. 마이너스통장빚인생을 못벗어나는 비루한 인생이고 이따금씩 종종 불행한 삶이지만 동시에 누군가에겐 복에 겨운 삶이다. 내 그릇이 작아 당장 봉사를 하거나 기부는 못할거고 또 방탕하게 살겠지만일단 이 영화로 인해 가슴한켠에 부채감과 책임감을 조금이라도 담아놓는 것이 중요한 한 발자국이 되길 바라야겠다. |